"의사라 믿었는데…" 데이트비용 낸 연인의 고소, 사기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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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라 믿었는데…" 데이트비용 낸 연인의 고소, 사기죄 될까?

2026. 04. 23 09:1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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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단순 신분 사칭만으론 무죄, 기망과 재산 손실 인과관계가 관건"

의사 행세로 전 연인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남성의 사건이 법적 공방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자신을 의사라고 속이고 교제하던 전 연인으로부터 사기 및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소당한 남성의 사연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했다.


호텔 숙박비 등 데이트 비용을 상대가 내도록 한 것이 '연인 간의 호의'인지 '계획된 편취'인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법조계는 단순히 신분을 속였다는 사실만으로 죄를 묻기는 어렵다면서도, 그 거짓말이 상대방의 재산상 손실을 야기한 직접적 원인임이 증명된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방적 편취 아닌 합의된 공동 숙박" 억울함 호소


최근 경찰로부터 고소 사실을 통보받은 A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 연인은 A씨가 의사 신분을 사칭하고, 해외 자금 유입 가능성을 암시하는 등 기망행위로 신뢰를 얻은 뒤 숙박비 등을 대신 지불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는 "실제 공문서, 계약서 등 공식 문서를 위조한 사실은 전혀 없으며, 단순 메시지나 통화 내용 표현 수준입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금전적 편취 의혹에 대해서는 "실제로는 연인 관계에서 상호 합의하에 함께 호텔에 숙박한 것이며 일방적으로 편취한 구조가 아닙니다"라고 항변했다. 10회 이상 함께 투숙한 기록과 20만 원을 변제한 사실을 근거로 일방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법조계 '인과관계'에 주목…'연인의 호의' vs '계획적 기망'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A씨의 거짓말과 상대방의 숙박비 결제 사이에 법적 인과관계가 성립하는지 여부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신분을 속였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문서 위조가 없다면 사문서위조죄 적용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판례도 연인 간 교제비용의 지출은 쌍방의 애정관계에 기반한 자발적 소비로 보아 사기죄 성립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팽팽히 맞섰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비록 호텔을 함께 사용했다 하더라도, 피해자가 질문자님을 의사로 믿고 곧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는 신뢰 때문에 숙박비 등을 대신 결제한 것이라면 기망행위와 재산상 이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라고 경고했다.


거짓 신분이 상대방의 지갑을 연 결정적 열쇠였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문자 연출은 '위조' 아냐…단 '이런 화면' 보냈다면 위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성립 가능성을 낮게 봤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의뢰인께서 언급하신 문자 메시지나 통화 내용을 꾸민 행위는, 그 자체로 형법상 '문서'의 위조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한 문자 메시지를 넘어섰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법무법인(유한) 랜드마크 오승협 변호사는 "사문서위조 혐의와 관련하여 단순히 문자 메시지로 신분을 속인 것은 문서위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관련 내용 이나 미국에서 자금이 들어올 것처럼 보이게 이메일, 계좌내역 등의 화면을 조작하여 사진 형태로 전송하신 사실이 있다면, 이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 또는 전자기록 등 위작죄가 성립할 것입니다"라고 그 위험성을 명확히 경고했다.


"안일한 생각은 금물, 초기 대응이 전부"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도덕적 비난과 형사 처벌의 경계에 놓여 있으며, 수사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기재하신 사실관계에 비추어 정황상 범행의 고의를 탄핵하여야 하는 사건이며, 사실대로 말하면 결백을 입증할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대처하면 혐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공동 숙박 사실을 입증할 CCTV나 결제 기록, 호의적인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대화 내용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고 일관된 진술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률사무소 가온길 백지은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실질적인 재산상 손해가 있어야 하고, 위조한 문서가 없는데도 마치 문서를 위조하여 행사한 것처럼 고소가 제기되었다면 무고죄로 대응할 필요성도 있습니다"라며 역공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A씨의 억울함이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초기 수사 단계에서의 치밀한 대응에 달려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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