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빚쟁이' 친오빠가 전입신고 했는데…제 전세보증금 지킬 수 있을까요"
"우리 집에 '빚쟁이' 친오빠가 전입신고 했는데…제 전세보증금 지킬 수 있을까요"
빚을 진 친오빠와 함께 사는데⋯채권자가 동생인 A씨에게도 빚 독촉
"오빠와 집 주소 같은데⋯채권자가 내 전세보증금 압류하면 어쩌지" 고민
변호사들 "원칙적으로 가족 명의 재산 압류는 어려워⋯만약 압류하면 '이 방법' 써라"

전 재산을 날리고 힘들어하는 친오빠. 동생 A씨는 오갈 데 없게 된 오빠가 안쓰러워 자신의 집에서 살게 했다. 그런데 그 일로 A씨에게 불똥이 튀었다. /셔터스톡
사업 실패 후 전 재산을 날리고 힘들어하는 친오빠. 동생 A씨는 오갈 데 없게 된 오빠가 안쓰러워 자신의 집에서 살게 했다. 그런데 오빠가 빚을 갚지 못하자 엉뚱하게도 A씨에게 불똥이 튀었다. 채권자(돈 받을 사람) B씨가 A씨에게 "오빠 빚을 대신 갚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채권자 B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A씨 집을 찾아와 행패를 부린다. 낮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는다. 근무 중인 A씨가 일을 못 할 정도로 전화와 문자 연락도 한다. 이를 항의하면 B씨는 "그러면 빚을 갚으면 된다"며 당당한 입장이다.
A씨는 자신이 오빠의 빚을 갚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럴 여유도 없다. 하지만 오빠가 A씨 집에 세대원으로 전입신고가 돼 있는 점이 신경 쓰인다. 이를 빌미로 B씨가 A씨의 전세보증금을 압류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든다.
고민 끝에 A씨는 변호사를 찾아 대처 방안을 알아봤다.
다행히 변호사들은 채권자 B씨가 A씨의 재산에 손을 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빚을 갚아야 할 당사자는 A씨의 오빠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송천의 안정현 변호사는 "채무자(돈 빌린 사람) 명의의 재산이 아닌 가족 명의의 재산은 압류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오빠의 주소지가 A씨의 집으로 돼 있다는 점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채권자가 채무자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전세보증금 압류를 신청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사는 집이니, 이 집의 전세보증금도 채무자 재산일 거야"라고 판단하고 정확한 확인 없이 법원에 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러한 신청이 법원에서 종종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는 "오빠의 주소지가 A씨의 전셋집으로 돼 있다면 전세보증금에 대한 압류나 추심명령 혹은 유체동산(有體動産) 압류 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만약 채권자가 A씨의 전세보증금을 압류 등의 법적인 조치를 취하면, 이성준 변호사는 "'제3자 이의의 소'를 제기하라"고 조언했다. 오빠의 빚 문제에 있어 A씨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3자다. 그렇기 때문에 제3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의 강제집행은 부당하다고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는 의미다.
변호사들은 채권자의 방문을 막을 방안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현재 채권자가 A씨를 찾아가 "돈 갚아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불법 채권 추심이기 때문에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지혜로의 박봉석 변호사는 "채권추심법 위반 혐의로 고소가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채권추심법)은 채권자가 채무자와 그 가족에게 폭행과 협박 등의 위력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러한 행동을 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다음날 오전 8시)에 채무자 등을 찾아가 공포심을 유발하는 등의 행동을 했을 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이성준 변호사는 "지금까지 보여준 채권자 B씨의 행위는 불법 채권추심 행위에 해당한다"며 "통화 내용과 사진, 동영상 촬영 등의 증거를 확보해 채권추심법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채권자는 협박죄 또는 주거침입죄 등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 A씨의 집을 수시로 찾아가고 "돈 갚으라"며 협박했기 때문이다. A씨의 업무도 방해했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채권추심법 위반 외에도 협박죄와 업무방해, 주거침입죄 등의 성립 여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