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원 "부하 직원에게 마스크 벗으라고 강요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단독] 법원 "부하 직원에게 마스크 벗으라고 강요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마스크 벗어라" 강요하고 출장지서 19금 발언
법원 "해고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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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기 마스크를 벗으라 강요하고, 해외 출장 중 부하 여직원에게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을 쏟아낸 팀장. 법원은 그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셔터스톡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마스크 탈의를 강요한 팀장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여기에 더해 해외 출장 중 부하 여직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일삼은 행위까지 더해지면 해고 사유로 충분하다고 못 박았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재판장 박정대)는 전직 팀장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안 벗으면 업무 배제"… 방역지침 무시한 갑질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한 기업의 연결회계팀 팀장으로 재직하며 접견실 등에서 수시로 부하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벗으라고 요구했다. 특히 피해자 B씨에게는 수십 차례에 걸쳐 탈의를 종용했고, 거부하면 "주요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위협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상대를 편하게 해주려는 의도였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역지침 준수 책임이 있는 관리자가 오히려 집요하게 탈의를 요구한 것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라며 이를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해외 출장은 '성희롱 장'으로… "나 도덕적이지 않아"
A씨의 비위 행위는 2022년 11월 미국 출장길에서 선을 넘었다. 그는 여성 부하 직원인 B씨와 함께 미술관을 관람하던 중 누드화 앞에서 갑자기 큰 소리로 웃어 불쾌감을 줬다. 급기야 단둘이 있는 상황에서 "이성적 호감이 있다", "유부남은 이런 감정 가지면 안 되나", "나 그렇게 도덕적인 사람 아니다"라는 등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을 쏟아냈다.
B씨가 참다못해 상사에게 보고하려 하자, A씨는 신체적 접촉까지 하며 신고를 저지하려 했다. 이 사건으로 감사 일정이 중단되고 회계법인으로부터 항의 공문이 접수되는 등 회사 측은 금전적 손해와 명예 실추를 겪어야 했다.
적반하장 고소… 법원 "반성 없어, 해고 정당"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A씨의 태도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피해자 B씨가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는 수사기관에서 불송치 결정이 났지만, 법원은 이를 '2차 가해'로 보고 징계 양정의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해야 할 지위에 있는 상급자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희롱을 저지른 것은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를 무고하고 정당한 방어권 행사를 넘어선 고소로 2차 가해를 한 점을 볼 때 개전의 정이 부족하다"며 사측의 해고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참고] 서울행정법원 제13부 2023구합72851 판결문 (2024. 9. 1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