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회사 경영하던 아버지 '의식불명', 파산 위기 …변호사 제시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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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회사 경영하던 아버지 '의식불명', 파산 위기 …변호사 제시 해법은?

2025. 11. 21 13:0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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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불명 아버지의 수십억 자산과 빚. 변호사들이 '파산' 대신 만장일치로 외친 첫 해법은 '성년후견'이었다.

갑자기 쓰러진 사업가 아버지의 수십억대 빚과 자산 문제에 직면한 가족들이 파산의 공포 앞에 놓였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의 수십억 자산과 빚, 첫 단추는 '파산'이 아니었다


건설업과 부동산 임대업으로 4개의 주식회사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갑자기 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다. 남은 가족 앞에는 회사와 부동산에 얽힌 수십억 원대 대출금과 당장 닥쳐온 파산의 공포가 놓였다.


'대표이사'도 '재산 처분'도 불가능…법적으로 손발 묶인 가족


불과 얼마 전까지 탄탄했던 아버지의 사업체들은 총수의 부재로 순식간에 좌초 위기에 처했다. 회사 운영은 멈췄고, 수입이 끊기자 은행 대출금 상환은 막막해졌다. 아버지가 직접 의사표현을 할 수 없으니 부동산을 팔아 급한 불을 끌 수도 없었다.


가족들은 여러 법무법인의 문을 두드렸지만, 대부분 '법인 파산'과 '개인 파산'이라는 단편적 절차만 안내할 뿐, 거대한 재무 구조 전체를 조망하고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명쾌한 답을 주지 못했다. 시간은 흐르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자명했다.


변호사들의 만장일치, 해법은 '성년후견'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법률 전문가들은 놀랍게도 한목소리로 '파산'이 아닌 다른 길을 가리켰다. 바로 '성년후견제도'의 활용이다.


성년후견제도란 질병, 장애 등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적으로 없는 성인을 위해 법원이 후견인을 지정해 재산 관리와 법률행위를 대리하게 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의사결정을 못 하는 아버지를 대신할 '법적 대리인'을 공식적으로 임명하는 절차다.


법무법인 더프라임 장세훈 변호사는 "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해 후견인으로 선정되면, 법정대리인의 지위에서 피성년후견인(아버지)의 재산 등을 관리하면 된다"고 명확한 첫 단추를 제시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 역시 "성년후견인 선임이 가장 시급한 법적 절차"라며 "이는 아버님의 재산과 권리를 보호하고, 회사와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성급한 파산은 독, 병원비도 못 건질 수 있다"


가족들이 초조함 속에 고려했던 '즉각적인 파산'에 대해서는 오히려 강력한 경고가 나왔다. 법무법인 덕수 이강훈 변호사는 섣부른 파산 신청의 위험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개인파산은 면책을 통해 채무가 0원이 되지만, 재산도 0원이 되어버린다"며 "이러면 앞으로 발생할 아버님의 병원비도 건질 수 없으므로 이러한 정리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산 절차는 채무자 본인의 법원 출석이 필요한데 의식불명 상태에서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수익이 나지 않는 회사는 굳이 파산시키지 않아도 채권자들이 경매를 통해 채권을 회수해가며, 법인은 시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있었다.


개인과 법인, '투트랙'으로 접근하라


전문가들은 아버지의 재산을 개인과 법인으로 나누어 각각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시그니처 김정학 변호사는 "부친 개인 명의 부동산은 후견인을 통해 거래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버지가 1인 주주이자 1인 이사로 운영하던 법인들이다. 김 변호사는 "회사를 대표할 이사가 부재 중인 상태"라며 "법원에 회사를 대표할 별도의 대표자(임시 이사) 지정을 신청할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즉, 개인 재산은 '성년후견인'이, 법인 재산은 '임시 대표이사'가 관리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위기에서 관리로, 회생을 위한 로드맵


변호사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이 가족이 위기를 벗어날 로드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즉시 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해 아버지의 재산을 관리할 법적 권한을 확보한다.

둘째, 후견인 자격으로 아버지의 주주권을 행사해 건실한 임대법인 등에는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경영을 정상화한다.

셋째, 법원의 허가를 받아 부실 자산을 매각하고 대출금을 조정하며 재무구조를 안정시킨다.


법무법인 영진 이장주 변호사는 "단순한 부채 문제라고 해서 무조건 파산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회사의 재정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회생이 가능한지 먼저 판단해야 한다"고 체계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갑작스러운 비극으로 붕괴 직전에 놓였던 가족의 재산은, 성급한 파산이 아닌 치밀한 법적 절차를 통해 지켜낼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나와 상관없는 일' 아니다…갑작스러운 위기 대비의 중요성


이번 사례는 탄탄한 사업체도 한순간의 사고로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평소 가족 간에 재산 현황을 공유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위임 계획이나 유언대용신탁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년후견'은 위기가 닥친 뒤의 최후 보루일 뿐, 가장 좋은 대비는 위기가 닥치기 전에 시작된다는 교훈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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