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낼 뻔한 차량 향해 경적 울리고 상향등 '깜빡'였다가 보복운전이라고 고소당했습니다
사고 낼 뻔한 차량 향해 경적 울리고 상향등 '깜빡'였다가 보복운전이라고 고소당했습니다
자동차 이용해 고의로 위협하거나 공포심 느끼게 했다면 보복 운전될 수 있지만
상향등 켜고 경적 울린 것만으로는⋯변호사들 "인정되지 않을 것"

브레이크를 밟아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거린다. 그런데 상대방 운전자는 사고를 낼 뻔 하고도 뻔뻔하게 미안하다는 인사도 없이 출발했다. 이에 A씨는 상대방 차를 향해 경적을 한번 울리고, 상향등을 두세 차례 깜빡거렸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분명 자신의 신호였다. 정상적으로 좌회전 신호를 받아 핸들을 꺾었는데, 직진 차선에 가만히 서 있던 차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A씨의 앞으로 끼어들었다.
깜짝 놀란 A씨가 브레이크를 밟아 사고는 피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심장이 벌렁거린다. 하지만 더 화가 나는 일은 그 뒤에 있었다. 상대방 운전자는 사고를 낼 뻔하고도 뻔뻔하게 미안하다는 인사도 없이 출발했다. 이에 A씨는 상대방 차를 향해 경적을 한번 울리고, 상향등을 두세 차례 깜빡거렸다.
그런데 이 일로 보복운전 신고를 당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따라가며 욕설이나 위협을 한 것도 아니고, 단지 잠시 불쾌한 감정을 전달했을 뿐인데 보복 운전이라니. A씨는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보복운전은 도로 위에서 사소한 시비를 기점으로 고의로 자동차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다. △앞지르기 후 급감속·제동하기, △급제동을 반복하며 위협하기, △뒤쫓아가 고의로 충돌하기 등이 보복운전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보복운전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단 한 번이라도 위와 같은 행위를 했다면 보복운전으로 처벌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도로교통법이 아니라 형법에 따라 처벌된다. 자동차는 사용 방법에 따라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특수상해, 특수폭행, 특수협박, 특수손괴 등으로 처벌받게 된다. 아울러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될 수 있다.
그렇다면 A씨의 행동은 보복운전으로 볼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고개를 저었다. 형법상 특수폭행이나 특수협박이 성립되기에는 무리하는 판단에서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블랙박스 영상 등을 확인해봐야겠지만 A씨의 말대로 상향등을 두어번 켜고, 경적을 울린 정도는 보복운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면 난폭운전에는 해당할 수 있지 않을까.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신호 또는 지시 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횡단ㆍ유턴ㆍ후진 금지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 변경 금지 위반, 급제동 금지 위반 ▲앞지르기 방법 또는 앞지르기의 방해금지 위반 ▲정당한 사유 없는 소음 발생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 위반 ▲고속도로, 자동차전용도로에서의 횡단ㆍ유턴ㆍ후진 금지 위반 등을 지속 반복 하는 행위를 난폭운전으로 본다.
뒤에서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을 깜빡였던 A씨. 이에 대해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A씨의 행동은 도로교통법상 난폭운전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