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부른 벌금 500만원, 판사가 깎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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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부른 벌금 500만원, 판사가 깎아줄까?

2026. 02. 27 12: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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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다" 정식재판 청구했다가 벌금 폭탄 맞을 수도

A씨가 업무상배임으로 벌금 500만원 구약식 처분을 받고 민사소송까지 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업무상배임으로 벌금 500만원 구약식 처분을 받은 A씨. '경미한 사안'이라 여겼지만 뒤늦게 민사소송까지 걸리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판사에게 의견서까지 냈지만, 변호사들은 "95% 이상 그대로 나온다"고 말한다. 억울함을 풀기 위한 '정식재판' 카드가 남았지만, 자칫 벌금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발목을 잡는다.


"경미한 사안이라더니"…벌금 500만원에 민사소송까지


직장에서의 문제로 업무상배임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A씨. 그는 검찰로부터 벌금 500만 원의 구약식처분(공판 없이 서면 심리로 벌금형을 처분하는 절차)을 받았다. 처음엔 사안이 경미하다고 생각해 경찰 조사도 혼자 받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방이 민사소송까지 제기하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A씨는 부랴부랴 민사소송에 낸 답변서를 토대로 형사 재판부 판사에게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는 "판사가 벌금을 감액해주는 경우가 있느냐"며 "정식재판을 청구해 억울함을 풀고 싶은데, 국선 변호사 선임이 가능한지도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약식명령 전 의견서 제출, "쓸데없는 짓"일까?


A씨가 제출한 의견서는 과연 벌금 감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약식명령 단계에서 벌금이 감액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는 "95% 이상 검사가 구약식한 그대로 벌금 약식명령이 나온다"며 "감액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즉, 판사가 검찰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일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A씨의 노력이 완전히 '쓸데없는 짓'은 아니다. 약식명령은 판사가 기록만 보고 판단하는 서면 심리인 만큼, A씨의 사정이 담긴 의견서는 판사가 사건을 이해하는 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김경태 변호사는 "의견서를 제출하셨다고 하더라도, 약식절차에서는 실질적인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감액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현실적인 한계를 짚었다.


"벌금 증액 각오해야"…정식재판이라는 양날의 검


희박한 가능성에 기댈 수 없다면 남은 카드는 '정식재판 청구'다. A씨가 약식명령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법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직접 호소하고 증거를 제출하며 다툴 기회를 얻게 된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의 경우 정식재판의 실익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반드시 정식재판 청구를 하여 다투고, 이를 기반으로 민사소송에서도 기각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형사사건 결과가 민사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식재판 청구에는 치명적인 위험이 따른다. 바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정식재판에서 기존 약식명령의 벌금보다 더 높은 금액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017년 법 개정으로 벌금형이 징역형으로 바뀌는 '형종 상향'은 금지됐지만, 벌금액 증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벌금액이 증액될 위험은 다소 있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위험성의 존재를 분명히 했다.


국선? 사선?…'전문성'이 가를 마지막 승부


정식재판을 결심한 A씨 앞에 놓인 또 다른 고민은 변호사 선임 문제다. 경제적 부담에 국선변호인 선임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국선변호인 선임은 법원의 재량 사항이기 때문이다.


윤영석 변호사는 "실무상 정식재판청구사건에서 범행을 부인하면 국선변호인을 비교적 쉽게 선정해 주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국선변호인 선임이 최선의 답은 아닐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국선변호인의 경우, 사건 수임 건수가 많아 개별 사건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특히 업무상배임과 저작권법 위반 사건의 경우, 전문성이 요구되므로 가능하다면 해당 분야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억울함을 풀기 위해 정식재판이라는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면, 사건의 전문성을 깊이 파고들어 변론해 줄 수 있는 조력자를 찾는 것이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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