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옆 ‘퀴즈’ 낸 경찰의 최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예상 처벌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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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옆 ‘퀴즈’ 낸 경찰의 최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와 예상 처벌 총정리

2026. 03. 10 12:19 작성2026. 03. 11 10:31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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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현장을 ‘가십’으로 소비한 공권력의 민낯

법원이 판단하는 수사 기록의 ‘비밀 가치’와 예상 처벌 수위 분석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망 사건 현장의 참혹한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고인을 조롱하는 듯한 문구로 물의를 일으킨 현직 경찰관이 결국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지난 9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광명경찰서 소속 A 경위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광명시의 한 변사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A 경위는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수사 현장의 사진들을 촬영해 자신의 SNS 계정에 게시했다.


게시된 사진 중에는 시신이 흰 천으로 덮여 있고 소방대원들이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담긴 현장 사진 1장과, 경찰 내부 시스템인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아피스) 화면을 촬영한 사진 1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단순히 현장 사진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A 경위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려는 듯 “이게 뭔지 맞춰보실 분?”이라는 퀴즈 형식의 문구를 덧붙였다.


이어 “선지를 앞으로 먹지 말아야지”라며 고인을 비하하거나 현장을 희화화하는 듯한 부적절한 글을 남겨 사회적 공분을 샀다. 또한 아피스 화면 사진에는 “과학수사의 힘”이라는 문구와 함께 경찰관 이모티콘을 달아 게시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당일 삭제되었으나 이미 캡처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된 상태였다.


논란이 커지자 광명경찰서장은 즉각 수사를 의뢰했고, 인접서인 안산상록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A 경위의 행위가 법적으로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수사기록 유출 의도 없었다”는 항변, 법원 통할까?

A 경위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동료 경찰관들이 안타까워 올린 것일 뿐, 수사기록을 유출할 고의나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냉담하다. 형법 제127조(공무상비밀누설)는 공무원이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A 경위가 올린 사진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느냐다. 판례에 따르면 ‘직무상 비밀’이란 반드시 법령에 의해 비밀로 지정된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국민이 객관적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상당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항을 모두 포함한다.


실제로 수사지휘서나 수사 상황은 종국적인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외부에 누설되어서는 안 될 수사기관 내부의 비밀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2014도11441 판결).


특히 이번 사건처럼 사망자의 시신이 담긴 현장 사진이나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내부 전산 시스템(AFIS) 화면은 그 자체로 명백한 직무상 비밀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과거 코로나19 확진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건을 가족 단톡방에 전송했다가 기소된 사건에서 법원은 “개인정보가 명확히 기재된 문건을 인식하고 전송한 이상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청주지방법원 2020고단1124 판결).



파면·해임까지? 과거 판례로 본 예상 처벌과 중징계 수위

그렇다면 A 경위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유사한 판례를 살펴보면 그 수위를 가늠해볼 수 있다. 수사 기밀 문건을 촬영해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경찰관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사례가 있으며(의정부지방법원 2016고단4908), 지명수배 내역을 지인에게 알려준 경우에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전례가 있다.


A 경위의 경우 금전적 이득을 취하거나 수사를 방해할 목적은 없었다는 점, 게시물을 자진 삭제했다는 점이 유리한 참작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지인 전송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에 공개적으로 게시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사망 사건 현장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진행될 경찰 내부의 징계 역시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 경위는 현재 이미 직위해제된 상태다.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기준에 따르면 고의에 의한 비밀 엄수 의무 위반은 비위 정도에 따라 ‘파면’ 또는 ‘해임’까지 가능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수사 기밀 누설’과 ‘품위 유지 의무 위반(고인 조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강등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조만간 감찰 조사를 마무리하고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A 경위에 대한 최종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경찰관이 오히려 죽음의 현장을 자신의 SNS 조회수를 위한 ‘퀴즈’로 전락시킨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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