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해결했네' 채팅 한마디, 통매음 처벌될까?
'오늘도 해결했네' 채팅 한마디, 통매음 처벌될까?
틱톡 BJ, 불쾌감에 '강퇴' 조치... 변호사들 의견은 '극과 극'

틱톡 방송에서 "해결했다"는 채팅으로 '강퇴' 당한 시청자가 통매음 처벌을 우려했다. / AI 생성 이미지
"이야 오늘도 해결했네 ㅋㅋ" 틱톡 여성 BJ 방송에서 무심코 던진 채팅 한마디에 '강퇴'를 당한 한 시청자. 단순한 장난으로 여겼던 그의 행동이 '통신매체 이용음란죄'라는 성범죄의 족쇄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직접적인 성적 표현이 없어도, 듣는 사람이 불쾌했다면 범죄가 될 수 있을까? 온라인 커뮤니티의 갑론을박을 넘어,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마저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본다.
"해결했다" 한마디에 '강퇴'... 통매음 공포의 시작
사건은 한 남성 시청자가 틱톡 여성 BJ(인터넷 방송 진행자)의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채팅창에 "이야 오늘도 해결했네 ㅋㅋ", "거의 해결이 완료됨.", "해결 완료 ㅋ"와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어떤 의도였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방송을 진행하던 BJ는 불쾌감을 느꼈고, 그를 즉시 방송에서 강제 퇴장시켰다.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졌다. 시청자는 자신의 발언이 통신매체 이용음란죄(통매음)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직접적인 음란성이 없는 말조차 사람에 따라 기분 나쁠 수 있거나 암시적인 말은 통매음이 성립될까요?"라며 법률 상담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상대방이 성적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실만으로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그를 덮쳤다.
"가능성 있다" vs "걱정은 기우"…변호사들의 엇갈린 시선
시청자의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신중론과 낙관론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일부 변호사들은 처벌 가능성을 경고했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는 "정황상 통매음 성립 가능성이 있는 발언"이라며 신속한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귀하의 채팅 내용이 직접적인 음란 표현은 아니지만, 맥락에 따라 성적 암시나 불쾌감을 줄 여지가 있다면 통매음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상대방이 '강퇴' 조치를 한 점을 유의미한 요소로 본 것이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직접적인 음란한 표현은 아니라고 할 지라도 맥락과 상황에 비추어 상대방의 성적수치심을 해하는 발언으로 보일 수 있어, 통신매체이용음란이 문제될 소지는 존재합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반면, 처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도 명확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해당 발언만으로 통매음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상대방이 신고, 고소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라며 "걱정은 기우이므로 안심하시고 일상의 평온함을 회복하시길 권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승문의 신동휘 변호사 또한 "어떤 경위에서 이루어진 발언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말씀해 주신 내용만 가지고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라며 발언의 조건부적 성격을 짚었다. 이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도 변호사들의 법적 판단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핵심은 '성적 욕망'과 '보통 사람의 관점'
그렇다면 법원은 무엇을 기준으로 통매음을 판단할까? 핵심은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과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표현'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성적 욕망'에는 상대를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의도까지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해결했다"는 표현은 문언 자체에 성적 의미가 없고, 이를 성적 행위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확대 해석의 우려가 있다.
또한 '성적 수치심' 여부는 피해자의 주관적인 감정만이 아니라, '보통의 합리적인 사람'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일부 BJ가 불쾌감을 느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사람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표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법원은 '성적 욕망'이라는 뚜렷한 목적 없이 단순히 오해를 부를 만한 애매한 표현만으로는 통매음 유죄를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처벌은 '글쎄', 하지만 오해의 불씨는 남겼다
종합적으로 볼 때, 시청자가 "해결했다"는 채팅만으로 통매음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수의 변호사들도 실제 고소로 이어지더라도 무혐의 주장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김경태 변호사는 "향후에는 타인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발언은 삼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은 피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사건은 법적 처벌을 떠나 온라인 소통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고성 이야기(cautionary tale)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