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학교 가보니 그런 과 없더라" 아파트 동 대표 학력 저격이 죄 안 된 이유
[무죄] "학교 가보니 그런 과 없더라" 아파트 동 대표 학력 저격이 죄 안 된 이유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명예훼손 혐의 피고인에 무죄 선고
"입증 부족하고 검증은 공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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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건은 경기도 화성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다. 피고인 A씨는 2021년 9월부터 2023년 9월까지 해당 아파트의 동대표를 맡았던 인물이고, 피해자 D씨는 같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다.
갈등의 불씨는 D씨의 '학력' 문제였다. D씨는 F대학교 사회복지과에서 복지상담을 전공했으나, 2023년 7월 게시된 동대표 후보자 등록 공고에는 학력이 'F대 졸업(복지상담학과)'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문제는 실제로 F대학교에 '복지상담학과'라는 명칭의 학과는 개설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3년 8월경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입주민 E씨를 만나 D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A씨는 E씨에게 "D 회장이 F대 학벌을 위조했다. 학교에 가서 확인해 봤는데 그런 과는 없었다. 대학 졸업도 하지 않았는데 학력을 속이고 다닌다"라고 말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피해자 D씨는 A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고,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해당 시점에 E씨와 대화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설령 그런 말을 했더라도 선거 기간 후보자 검증을 위한 정당한 의혹 제기였다고 맞섰다.
"피해자가 불러주는 대로 썼다"... 법원 판결 가른 결정적 장면
수원지방법원 형사4단독(판사 최우진)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사건번호 2025고정181). 법원이 무죄를 판단한 핵심 근거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목격자들의 진술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검찰 측 핵심 증인인 입주민 E씨의 진술서는 신빙성을 잃었다. E씨는 법정에 출석해 "진술서는 피해자 D씨의 부탁을 받고 주위 사람들이 불러주는 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한 A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했으며, 사건 발생 시기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E씨는 A씨가 입주자대표회의 감사인 자신의 배우자를 찾아와 하소연했다고 진술했는데, 이는 A씨가 동대표에서 해임된 2023년 10월 이후일 가능성이 높아 공소사실에 기재된 8월과는 시점이 맞지 않았다.
또 다른 참고인 G씨의 진술서 역시 증거 능력이 부족했다. G씨의 진술서는 'A씨와 친한 지인이 그런 말을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 A씨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이 아니었다.
심지어 G씨는 수사기관과의 전화 조사에서 "A씨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적은 없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지인들에게서 전해 들었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설령 발언했다 해도... "후보자 학력 검증은 공공의 이익"
법원은 증거 불충분 외에도 '공공의 이익' 법리를 들어 피고인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설령 A씨가 E씨에게 문제의 발언을 했더라도 죄가 되지 않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당시 아파트 동대표 선거 공고에 기재된 학력과 실제 학제 사이에 명백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피해자 D씨의 공고문에는 '복지상담학과 졸업'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해당 학교에는 그런 학과가 존재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황에서 후보자의 학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입주민들의 올바른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공공의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즉, A씨의 발언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2025고정181 판결문 (25. 11. 26.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