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재범, 800번 전화…합의했는데 실형 가능성 있나요?
스토킹 재범, 800번 전화…합의했는데 실형 가능성 있나요?
벌금형 항소 중 또 범행…처벌불원서·정신과 치료 이력은 양형에 얼마나 영향 미칠까

스토킹으로 항소심 중인 남성이 또 다른 전 연인을 800여 차례 스토킹해 다시 입건됐다. / AI 생성 이미지
전 연인을 스토킹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A씨. 그는 얼마 전 헤어진 또 다른 연인에게 같은 잘못을 저질렀다.
800회가 넘는 전화와 메시지를 보내고, 경찰 경고까지 무시했다.
뒤늦게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도 받았지만, 재범인 만큼 실형을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스토킹 범죄, 합의해도 처벌받을까?
전 연인에 800번 전화…스토킹 재범에 경고장도 무시
A씨는 지난해 7월 전 연인을 스토킹해 벌금 6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이 사건은 피해자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A씨는 올해 5월 말, 새로 만난 연인과 헤어진 뒤 또다시 스토킹을 시작했다. 전화 760회, 카카오톡 메시지 32회 등 총 800번 가까이 연락하며 집착했다. A씨 스스로도 “반성이나 달라지질 않았다”고 인정했다.
심지어 경찰의 경고장을 받고도 연락을 멈추지 않았다. 법원의 잠정조치 결정문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연락을 끊었다.
합의하고 처벌불원서 받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
가장 중요한 점은 A씨가 두 번째 스토킹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법이 바뀌면서 스토킹 범죄는 더 이상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사가 중단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따라서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 절차는 그대로 진행된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는 재판에서 형량을 정할 때 매우 중요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두 번째에는 합의를 하신 점은 아주 잘하신 점”이라며 “합의서를 제출하셨다는 점에서 실형 가능성은 낮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 역시 “피해자와의 합의가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며 “합의 시 기소유예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재범이라는 점, 800회에 달하는 연락 횟수 등은 불리한 요소다. 법무법인 에스 서초 임태호 변호사는 “스토킹 재범에 연락 빈도나 횟수가 많아 구공판(정식 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5년 정신과 치료, 양형에 도움될까
A씨는 5년가량 정신과 약을 복용했고, 2개월의 입원 치료 기록도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양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변호사들은 정신과 치료 이력이 양형에 유리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5년간의 투약기록과 2개월간의 입원치료 기록은, 의지와 관계없이 충동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였음을 입증할 수 있다”며 “현재도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점은 재범 방지 의지를 보여주는 요소가 된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는 것은 양형 요소”라며 “재발방지대책에 중점을 둔 양형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민경남 변호사는 “정신적인 건강이나 경제적인 사유는 고려될 수는 있겠지만, 양형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참고할 만한 사유는 아니라고 보인다”며 한계를 짚었다.
결국 정신질환이 범행의 모든 책임을 덜어주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