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앱 불렀더니 속옷 냄새 맡은 남성 홈캠에 포착… 성범죄 처벌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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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 앱 불렀더니 속옷 냄새 맡은 남성 홈캠에 포착… 성범죄 처벌 못 한다?

2026. 05. 06 15:1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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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패드 교체 빙자해 침실 무단출입

홈캠에 잡힌 덜미

JTBC 사건반장 캡처

지난 5월 4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반려견 배변 패드를 교체하러 온 남성이 고객의 침실에 무단으로 들어가 속옷의 냄새를 맡은 사실이 홈캠에 포착됐다.


허락된 공간을 벗어난 출입으로 주거침입죄 성립이 가능하지만, 현행법상 이 행위를 별도의 성범죄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홈캠에 포착된 수상한 덜미… 사과 대신 잠적

20대 여성 A씨는 잦은 지방 출장으로 인해 지난해 9월과 10월, 심부름 앱을 통해 30대 남성 B씨에게 반려견 배변 패드 교체를 의뢰했다. A씨는 B씨에게 집 안에 반려견 확인용 홈캠이 설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명확히 알렸다.


그러나 어느 날 확인한 홈캠 영상에는 B씨가 거실에서 반려견을 만지는 척하다가 침실로 들어가 A씨의 속옷과 잠옷을 만지며 냄새를 맡는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에는 B씨가 냄새를 맡으며 내는 거친 숨소리까지 녹음되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B씨는 의뢰를 하지 않은 날에도 방문을 자처하거나, 패드 교체 후 쉬었다 가겠다며 집에 더 머무르려 하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보였다.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B씨의 보복이 두려워 이사까지 감행한 A씨는 이후 사과를 받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B씨는 A씨와 그 지인의 연락처를 모두 차단하고 잠적했다.


JTBC 사건반장 캡처
JTBC 사건반장 캡처


이후 '사건반장' 방송을 통해 해당 사건이 보도될 것이라는 사실이 임박해서 알려지자, B씨는 지인 번호를 통해 "합의금을 요구할 것 같아 무서웠다", "대출금을 갚고 있어 돈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냈다.


현재 A씨는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상태다.


허락된 공간 넘은 출입, '주거침입죄' 성립 유력

법리적으로 B씨의 행위는 형법 제319조 제1항에 따른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주거침입은 거주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해 주거지에 들어간 경우 성립한다.


B씨는 거실에서 배변 패드를 교체하는 목적으로만 출입을 허락받았으므로, 사적인 공간인 침실에 들어간 것은 승낙된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행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과거 유사한 사안을 맡은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보일러 관리 목적으로 출입을 허락받은 피고인이 목적과 무관하게 주거 본채에 침입한 사건에서 주거침입죄의 성립을 인정한 바 있다.


본 사안 역시 홈캠 존재를 알고도 여러 차례 침실에 출입한 점에 비추어 주거침입의 고의성이 짙다고 해석된다.


속옷 냄새 맡아도 '성범죄' 적용 어려운 법적 맹점

반면, 침실에서 속옷을 만지고 냄새를 맡은 행위 자체를 현행 성범죄 관련 법령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는 피해자에 대한 폭행, 협박이나 직접적인 신체 접촉을 요건으로 삼기 때문이다.


또한, 성폭력처벌법 제12조의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중화장실이나 목욕탕 등에만 적용되며 개인 주거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영상 녹화 역시 A씨가 설치한 홈캠에 찍힌 것일 뿐 B씨가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어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현행법 체계는 피해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타인의 '물건(속옷 등)'을 대상으로 한 성적 목적의 관음 행위를 독립된 성범죄로 포섭하지 못하고 있어 법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중 처벌 권고 영역… "실형 가능성 배제 못 해"

별도의 성범죄 적용이 어렵더라도 처벌 수위가 가볍지는 않을 전망이다.


양형위원회의 주거침입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성적 목적을 위한 주거침입은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라는 특별양형인자 가중요소에 해당하여 징역 10개월에서 2년 사이의 가중 영역에 속한다.


B씨의 경우 수회에 걸쳐 동일한 행위를 반복한 상습성이 의심되며, 홈캠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범행을 지속했다.


또한, 사건 적발 직후 연락을 차단하는 등 사후 태도 역시 불량한 편이다.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하면 초범이라 할지라도 피해자와의 합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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