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따고 억지로 들어갈 수도 없고…" 물 새는데 '배째라'로 나오는 윗집, 어찌해야 하나
"문 따고 억지로 들어갈 수도 없고…" 물 새는데 '배째라'로 나오는 윗집, 어찌해야 하나
매번 물이 새지만 "돈 없다"며 누수방지 공사 안 하는 윗집
법적으로 공사 강제로 하게 할 수 없을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럼 손 놓을 수밖에 없나⋯변호사들이 추천한 간접적인 압박 방법 세 가지

누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A씨. 윗집에 누수 방지 공사를 요청했지만,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손을 놓고 있다. /셔터스톡
윗집에서 또 물이 샜다. 벌써 한두 번이 아니다. 얼룩진 벽지를 모두 뜯어내고, 새로 도배를 하지만 그때뿐이다. 윗집에서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누수방지 공사를 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윗집에서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새로 바른 벽지가 다시 오염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도배를 새로 해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인 상황. 매번 들어가는 도배 비용 수십만원도 부담이 크다.
윗집에 누수방지 공사를 강제로 하게 할 수 없을까?
변호사들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집'이라는 공간이 헌법상 두텁게 보호받는 내밀한 사적 공간이라는 점 때문이다.
변호사 김상배법률사무소의 김상배 변호사는 "윗집에 누수방지공사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인 조치는 없다"고 밝혔고,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공사를 (직접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른 '압수수색 영장' 정도가 있는 게 아니라면, 거주자의 의사에 반해 집에 들어가는 게 어렵고, "공사를 하라"고 강제할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참고 지낼 수는 없다. 변호사들은 '우회로'를 통한 간접적인 압박 방식을 추천했다.
①내용증명 발송
우선 ①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방법이다. 누수의 원인이 윗집에 있으니, "도배비 등 보수 비용을 달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누수방지공사 이행을 요청드린다"는 내용을 담으면 된다.
요구 사항을 적은 다음엔 "이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부득이 법적인 조치를 청구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적는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법적 절차에 앞서 내용증명을 보내 압박하라"며 "윗집에서 스스로 보수공사를 진행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고려해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②공사이행청구 소송
이렇게 해도, 윗집에서 '배 째라' 식으로 나올 수도 있다. 그럴 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②공사이행 청구 소송'을 진행하면 된다.
윗집의 누수로 상당한 고통을 겪고 있고, 누수의 원인이 윗집이 명백한 경우. 우리 법원은 "윗집은 누수방지공사를 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이행하라"고 판결한다.
‘변호사 최장호 법률사무소’의 최장호 변호사는 “윗집을 상대로 공사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승소할 경우 도배 비용은 물론, 그동안 받았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도 함께 받아낼 수 있다.
③간접강제 청구
그런데 법원 판결을 받고도, 윗집에서 버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후의 수단이다. 판결문을 근거로 '③간접강제' 명령을 받아내면 된다.
간접강제란 채무자(윗집)가 채무(누수방지 공사)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방법이다. 언제까지 공사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사를 완료할 때까지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라고 법원이 명령하는 식이다. 실무적으로 월 100만원 정도가 인정된다.
최장호 변호사는 "판결 확정 이후에도 윗집에서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이 판결문을 근거로 간접강제 결정을 받으라"며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윗집에서 지급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