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하다 부딪혔을 뿐인데 고소당했습니다…무고죄로 되갚을 수 있나요
농구하다 부딪혔을 뿐인데 고소당했습니다…무고죄로 되갚을 수 있나요
‘운동 중 충돌’ 과실치상 불송치
압박용 형사고소, 무고죄 성립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고의가 아니었다는 걸 인정한다는 문자까지 보냈던 상대방이 다음 날 저를 고소했습니다.”
평범한 농구 경기 중 벌어진 신체 접촉이 ‘과실치상’ 형사 고소로 비화했다 무혐의 처분을 받자, 억울함을 느낀 당사자가 무고죄 역고소를 고민하고 있다. 즐거워야 할 스포츠 경기가 한순간에 법적 분쟁으로 번진 사연을 들여다봤다.
“고의 아니라더니” 문자로 안심시킨 뒤 날아온 고소장
사건은 평범한 농구 경기에서 시작됐다. A씨는 경기 중 상대 선수를 수비하다 슈팅 파울을 범했고, 이 과정에서 상대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즉시 사과하고 병원 동행까지 제안하며 사태 해결에 나섰다. 상대방 역시 “고의가 아닌 것을 안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며 원만히 해결될 듯 보였다.
하지만 분위기는 A씨가 치료비에 대한 법적 책임 여부를 문의하자 급변했다. 상대방은 “치료비 변제 의사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는 싸늘한 문자를 끝으로 대화를 끊었고, 바로 다음 날 A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2주간 형사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CCTV가 밝힌 진실... “통상적 플레이”
경찰의 불송치 반전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왔다. 경찰이 확보한 사고 당시 CCTV 영상에는 A씨의 행위가 ‘수비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충돌’ 수준으로 담겨 있었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A씨의 행위에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하루아침에 범죄자 낙인이 찍힐 뻔했던 A씨는 안도했지만, 자신을 압박하려고 형사 고소를 악용한 상대방에 대한 억울함은 가시지 않았다. 결국 그는 상대방을 무고죄로 역고소하기로 마음먹었다.
‘압박용 고소’ 명백한데... 무고죄, 왜 쉽게 인정 안 되나?
A씨의 사례처럼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무고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무고죄의 문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운동 경기 중 충돌로 인한 과실치상은 고의 허위사실로 단정하기 어려워 무고죄가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며 “상대방이 부상을 당한 것은 객관적 사실이므로, 법률적 판단을 잘못해 고소한 것만으로는 허위사실 신고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일반적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즉, 상대방이 ‘정말로 A씨에게 과실이 있다고 믿고’ 고소했다면, 설령 그 믿음이 법적으로 틀렸더라도 무고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성공의 열쇠, ‘허위 인식’과 ‘처벌 목적’ 입증할 수 있나
그렇다면 A씨의 역고소는 불가능한 것일까? 일부 변호사들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반론을 폈다.
핵심은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오직 A씨를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고소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상대방이 고의가 아니었음을 인정해놓고도 과실치상으로 고소한 것은 의도적인 허위 신고로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가 법적 책임에 의문을 표하자 즉시 형사고소로 대응하고, 고소장에 ‘피고소인 연락금지’ 문구까지 넣은 것은 민사적 해결이 아닌 형사처벌을 통한 압박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정황 증거”라고 강조했다.
CCTV 영상,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유, 고소 전후의 문자 대화 내용 등을 체계적으로 엮어 상대방 진술의 모순과 악의성을 드러내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