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 아빠 '신상 공개' 후 7년 만 연락... 명예훼손 vs 공익 법정 공방 예고
코피노 아빠 '신상 공개' 후 7년 만 연락... 명예훼손 vs 공익 법정 공방 예고
필리핀 현지서 버려진 '코피노' 5만 명
반한 감정 심화
시민단체 '배드파더스' 활동가의 얼굴 공개 강수에 법적 딜레마 직면

커뮤니티 캡쳐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를 일컫는 '코피노(Kopino)'가 필리핀 현지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인 아버지가 자녀를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가 연락을 끊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그 숫자가 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필리핀 현지에서 반한 감정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한국인 아빠에게 버림받은 코피노 아이들의 숫자 5만 명이 반한 감정의 원인이 아닐까? 일본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과 한국이 코피노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쓴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필리핀 마닐라의 전봇대에는 '코리안 고 홈(Korean Go Home)'라는 문구가 붙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얼굴 공개' 강수에 7년 만에 연락… 코피노 아빠들이 움직였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민단체 '양육비를 해결하는 사람들(옛 배드파더스)'의 구본창 활동가(62)가 나섰다. 구 활동가는 수년간 연락조차 차단하고 도망간 코피노 아빠들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며 이들을 공개 추적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 씨는 지난달 23일과 25일, 2010년, 2014년, 2018년에 각각 현지 자녀를 두고 한국으로 떠난 이모 씨, 차모 씨, 최모 씨 등 한국인 남성 3명의 얼굴을 공개했다.
이들은 수년간 자녀와 양육자에게 연락마저 차단했으며, 심지어 양육비를 피하기 위해 거주지를 '북한 평양'이라고 속인 사례도 있었다고 구 씨는 전했다.
이러한 '최후의 방법'인 얼굴 공개 활동에 즉각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구 활동가는 "필리핀 싱글맘들의 아빠 찾기가 보도된 뒤 수년간 연락조차 차단했던 코피노 아빠들이 싱글맘들에게 연락하기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7년 전 도망간 아이 아빠가 갑자기 연락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언론을 통해 '아빠 찾기' 기사들이 나가자 얼굴 공개가 두려운 '코피노파파'들이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적 제재냐, 공익적 활동이냐… '명예훼손' 법정 공방 재연 위기
그러나 구 활동가의 신상 공개 활동은 법적 위험을 안고 있다.
그는 "아이를 필리핀에 두고 온 사실을 알리는 것은 사생활 침해이자 사실적시 명예훼손인 걸 모르냐"는 협박성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을 공개해 온 구 씨는 과거에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어 대법원에서 벌금형 선고유예 판결을 확정받은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구 씨의 활동이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사안에 대한 여론 형성에는 기여했지만, 사적 제재의 하나로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크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들의 법률 분석에 따르면, 코피노 아빠들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 행위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Bad Fathers' 운영 사례와 유사하게 신상공개의 주된 목적이 특정 개인을 압박하여 양육비를 지급하게 하는 사적 제재 수단에 가깝다고 판단될 경우, 명예훼손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구 활동가 측은 코피노 문제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이고, 기존의 법적 절차로는 해결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으며, 신상 공개 후 양육비 지급이 이루어지는 등 실효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활동이었다고 주장하며 위법성 조각을 다툴 수 있다.
현실적 해결책은? '특별법' 제정 통한 제도적 지원 시급
현재 한국 법제도 하에서는 코피노 아동이 양육비를 받기 위한 친생자 관계 확인(인지 절차)부터 제적 양육비 이행 확보에 이르기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코피노 문제가 단순한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닌, 한-필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회 문제이자 아동의 권리 침해 문제이므로, 특별법 제정을 통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특별법에는 코피노 지원 전담기구 설치, 친자관계 확인 절차 간소화,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양육비 채무자에 대한 제재 강화 및 국제협력 체계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