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도박 빚으로 남긴 사채⋯갚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모른 척하는 게 나을까요?
오빠가 도박 빚으로 남긴 사채⋯갚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모른 척하는 게 나을까요?

도박 중독에 빠져있는 오빠. 이번엔 큰 사고를 쳤다. 사채까지 끌어다 도박에 쓴 것이다. /셔터스톡
도박 중독에 빠져있는 A씨의 오빠. 줄곧 크고 작은 사고를 쳐오긴 했지만, 이번에는 너무 컸다.
사채까지 끌어다 도박에 쓴 것. 결국 A씨 가족은 큰 결단을 내려 오빠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다.
사채업자들이 A씨 가족의 집을 찾아오기 시작한 것. 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
A씨 가족은 현재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첫째는 가족들이 오빠의 사채를 대신 갚는 것. 당장 채권자들의 위협과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 큰돈을 어디서 구할지도 고민이다.
또한 이번 사채 외에도 오빠의 다른 빚도 있어 다른 채권자들이 알게 되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사채업자들을 형사고소하고, 빚을 대신 갚을 의무가 없다는 원칙을 내세워 대응하는 것. 집으로 찾아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고 협박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사채업자의 '불법추심'을 형사고소하는 쪽으로 모였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오빠의 채권자들이 가족들까지 괴롭히는 행동을 참으면,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며 "명백한 불법추심에 대해 형사고소를 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저스트의 도형욱 변호사도 "사채업자와 채권자들의 요구를 계속 들어주다 보면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며 "단호하게 대처해야 잘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형사 고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형사고소로 이런 행위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불법추심'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면, 일단은 변제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봤다.
상대가 조폭 등이 개입된 불법 사채업자라면 강경 대응이 오히려 불상사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취지의 조언으로 보인다.
A씨와 가족들이 사채업자들의 불법추심에서 벗어난다 해도, 오빠가 진 빚은 남아있을 수 있다. 이것은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는 게 좋을까?
법무법인(유한) 영진의 이장주 변호사는 "오빠의 개인파산 및 면책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 소득이 없어서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점, 정신과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점 등으로 볼 때 파산·면책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봤다.
김병현 변호사는 "오빠가 앓고 있는 질환과 치료로 채무변제가 어려운 사정을 법원에 호소해 개인파산·면책 절차를 밟으면, 오빠의 부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A씨 가족들이 사실 오빠의 빚에 대해 법적으로 전혀 책임질 이유가 없다"면서 "불법추심에 대한 고소와 개인파산·면책 절차를 통해 곤란을 벗기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도형욱 변호사는 이런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채권자들과 합의를 통해 빚의 일부라도 갚는 것을 권유했다. 자칫 채권자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더불어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 제도'도 고려해보라고 지세훈 변호사는 조언했다. 지 변호사는 "오빠의 충동적 행위가 개인의 의지로 멈추어지기 힘들다면 이 같은 제도를 이용해 보호하는 방법이 있으니 고려해 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