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없다" 말만 믿고 창업, 10일 만에 '물바다'… 10개월 월세 날린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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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수 없다" 말만 믿고 창업, 10일 만에 '물바다'… 10개월 월세 날린 사장님

2025. 10. 15 15:4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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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고지의무 위반 명백, 사기 취소 및 손해배상 청구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누수 문제는 전혀 없다"는 임대인의 말만 믿고 키즈워터룸을 창업한 A씨가 영업 10일 만에 터진 누수로 10개월치 월세를 고스란히 날리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2024년 12월 11일, A씨는 임대인과 전 임차인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상가 임대차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물을 사용하는 '키즈워터룸' 창업이었기에, 그는 계약 전 전 임차인에게 "누수 문제가 있느냐"고 재차 확인했고 "전혀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 임대인 역시 침묵으로 동의했다.


2025년 1월 1일, A씨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찰 공간을 그리며 부푼 마음으로 가게 문을 열었다.


그 행복은 단 열흘 만에 산산조각 났다. 1월 11일, 관리사무소장의 다급한 전화 한 통이 모든 것을 멈춰 세웠다. "사장님, 아래층 가게 천장에서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요. 빨리 와보셔야겠습니다!"


이후 7월과 10월, 누수는 악몽처럼 반복됐고 급기야 아래층은 A씨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황당한 마음에 임대인에게 따져 묻자 "이전에도 누수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건물 자체의 하자이니 우리 탓이 아니다"라는 기가 막힌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A씨는 10개월간 낸 월세와 영업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법의 문을 두드리기로 결심했다.


"이 계약, 사기 아닙니까?"… 없던 일로 만들 수 없나

가장 큰 쟁점은 '누수'라는 중대한 하자를 알고도 숨긴 행위를 법적으로 어떻게 볼 것인가다. 다수 전문가는 이를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 사유로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준휘 변호사(법률사무소 무율)는 "누수 여부는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만한 중요한 사항"이라며 "이를 속인 것은 계약의 중요 부분을 기망(속이는 행위)한 것이라 사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계약 자체를 취소해 '없던 일'로 만들고, 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착오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는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0개월치 월세와 인테리어 비용, 누구에게 받아내야 하나?

A씨가 입은 막대한 금전적 손해는 누구에게 청구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임대인과 전 임차인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임대인은 임차인이 상가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보수할 의무(민법 제623조 수선의무)를 진다. 김경수 변호사(법무법인 창경)는 "누수로 영업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면, 이는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 해지 사유"라며 "계약 해지와 함께 그동안 낸 월세, 영업 손실, 시설 투자비 등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리금을 주지 않은 전 임차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배재용 변호사(예서 법률사무소)는 "권리금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누수 사실을 알고도 알리지 않은 행위 자체는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 해당해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나도 피해자인데"… 아랫집 소송은 어쩌나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아래층의 소송 예고다. 조수진 변호사(더든든 법률사무소)는 "만약 아래층이 소송을 걸면, 법적으로는 현재 점유자인 A씨가 먼저 물어줘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후 A씨가 임대인에게 ‘진짜 책임은 당신에게 있으니 내가 낸 돈을 돌려달라’고 다시 소송을 거는 ‘구상권 행사’를 해야 하는 이중의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조 변호사는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지금 당장 임대인을 공동 피고로 추가하거나, 임대인에게 소송 사실을 알려(소송고지) 건물 하자에 대한 책임을 처음부터 함께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전략을 제시했다.


결국 이 싸움의 성패는 '증거'에 달렸다.


조선규 변호사(법무법인 유안)는 "핵심은 임대인과 전 임차인이 누수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얼마나 확보했느냐"라며 "계약 당시 대화 녹취, 문자 메시지, 누수탐지 보고서 등 객관적 자료가 충분하다면 승소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A씨가 10개월간의 억울함을 풀고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첫걸음은, 흩어진 증거를 모아 법의 언어로 재구성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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