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자 '나체사진' 코치 vs '폭로' 협박 엄마…막장 소송의 결말
[단독] 제자 '나체사진' 코치 vs '폭로' 협박 엄마…막장 소송의 결말
딸의 동성 코치 협박해 돈 뜯은 엄마, 형사 유죄·민사 일부 패소. 법원, '원인 제공' 코치에 더 큰 500만원 배상 책임 물어…엇갈린 법정 공방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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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참고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
미성년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스포츠 코치와, 이를 폭로하겠다며 돈을 뜯어낸 제자 엄마의 법정 다툼에서 법원이 양측 모두에게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코치의 책임을 더 무겁게 판단했다.
울산지법은 코치 A씨와 제자 어머니 B씨가 서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양측의 책임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A씨가 B씨에게 500만원을, B씨가 A씨에게 약 331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내 딸 인생 망친 값, 300만원 내놔"…분노가 공갈로
사건은 2020년, 울산의 한 생활체육지도자였던 여성 코치 A씨가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제자 E양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둘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했고, 2023년 4월까지 약 2년 반 동안 모텔과 A씨의 집을 오가며 유사성행위를 하는 등 깊은 관계를 이어갔다. A씨는 E양의 나체 사진을 보관하기도 했다.
2021년 11월, 어머니 B씨는 딸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됐다. B씨는 사실혼 배우자와 함께 A씨를 찾아가 관계를 정리하라고 요구했고, A씨는 눈물로 사죄하며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계속됐다. 2022년 2월, 이 사실을 다시 알게 된 B씨의 분노는 폭발했다.
B씨는 A씨를 불러내 "네가 내 딸 인생을 망쳤으니 우리가 겪은 손해를 보상하라"며 "30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직장과 가족에게 미성년자와 동성애 관계인 것을 다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공포에 질린 A씨는 결국 친구에게 돈을 빌려 B씨에게 300만원을 보냈다.
'모정'인가 '공갈'인가…엎치락뒤치락 형사재판
A씨는 B씨를 공동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1심 법원은 "성인 지도자가 미성년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에 분노한 어머니로서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직장에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한 것은 권리 행사의 수단을 넘어선 명백한 공갈"이라고 봤다. 다만, 범행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둘 다 배상하라"…민사소송, 코치에게 더 큰 책임
형사재판과 별개로 시작된 민사소송은 더 복잡하게 전개됐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공갈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며 5300여만원을 청구했다. B씨 역시 "A씨가 미성년자인 딸을 성적으로 유린하고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했다"며 20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맞소송(반소)을 냈다.
1심은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B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다시 한번 판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먼저 B씨의 공갈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B씨에게 "A씨가 입은 정신과 진료비 31만 3천원과 위자료 300만원을 합해 총 331만 3천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B씨가 갈취했던 300만원은 형사재판 과정에서 이미 공탁해 돌려준 것과는 별개의 배상 책임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동시에 모든 사건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코치 A씨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미성년 제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성적 자기결정권이 미숙한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며 "이는 E양의 어머니인 B씨의 교육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A씨는 B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결과적으로 A씨가 B씨에게 줘야 할 돈이 더 많은 '역전' 판결이 나온 셈이다. 한편, B씨가 A씨의 직장에 부적절한 관계를 알린 행위(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체육계 지도자의 비위 사실을 알리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 전체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공공의 이익이 인정된다"며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어머니의 대응 방식은 잘못됐지만, 모든 갈등의 시작은 코치의 그릇된 행동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