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하다 인생이 무너졌다”…게임·외도·폭행, 여성의 법적 대응은?
“결혼 준비하다 인생이 무너졌다”…게임·외도·폭행, 여성의 법적 대응은?
초등학교 동창과의 달콤한 재회가 악몽으로
3년 연인에서 약혼자로, 그리고 배신자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늘(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철저히 배신당한 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달콤했던 시작, 쓰라린 결말
사연자는 초등학교 동창인 남자친구와 동창회에서 재회해 3년간 연인으로 지냈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며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셋집을 구해 함께 살기 시작했다. 예식장 예약까지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결혼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남자친구는 경제적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전세 대출부터 생활비, 이자까지 모든 비용을 사연자가 홀로 감당해야 했다. "이자 절반을 내기로 해놓고 처음 몇 달만 조금 보태더니 결국 나 몰라라 하더라고요"
더욱 충격적인 것은 남자친구가 게임에 빠져 아이템 구매에 돈을 모두 써버린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사연자는 사랑하는 마음에 140만 원짜리 컴퓨터를 사주고, 게임 아이템 값까지 대신 지불했다.
외도, 폭행, 그리고 명예훼손까지
하지만 그녀를 기다린 것은 배신이었다.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 이 사실이 드러나자 남자친구는 사연자가 사준 컴퓨터를 부수고 폭행까지 가했다. 그리고는 집에서 나가버린 후 일방적으로 결혼 불가를 통보했다.
더 충격적인 일은 그 이후였다. 남자친구는 단체 채팅방에서 사연자가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했다는 거짓말을 퍼뜨렸다. 결혼이 깨진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기 싫었던 것이다.
변호사 "약혼 부당파기로 손해배상 청구 가능"
이날 방송에 출연한 안은경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사연자의 상황을 법적으로 분석했다.
안 변호사는 "약혼 부당파기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우선 약혼이 성립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연자의 경우 명시적으로 결혼을 약속하고, 결혼식장을 예약하며,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셋집을 구하는 등의 행위가 있어 약혼 성립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실제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고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까지는 인정하기 어려워 사실혼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민법 제804조는 약혼해제 사유를 8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약혼을 해제하면 부당파기에 해당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안 변호사는 "상대방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이를 들키자 사연자를 폭행하고 물건을 손괴한 후 가출해 일방적으로 결혼 불가를 통보했으므로 부당파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위자료 최대 2천만 원, 재산상 손해도 청구 가능
약혼 부당파기로 인한 정신적 손해(위자료)는 약혼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 약혼 기간, 해제 경위와 책임 정도, 당사자들의 나이·학력·직업·재산 정도 등을 종합 고려해 정해진다. 통상 몇백만 원에서 2천만 원 선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상 손해의 경우 약혼 해제와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만 인정된다. 결혼을 전제로 적극적으로 지출한 비용, 즉 예식장 계약금이나 웨딩사진 계약금 등 결혼 준비비용은 청구할 수 있다.
사연자의 경우 홀로 부담한 전세자금 대출 이자 중 상대방이 부담하기로 한 부분은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함께 살면서 부담한 생활비나 컴퓨터 구입비, 게임 아이템 비용 등은 인정받기 어렵다.
폭행·명예훼손은 별도 대응 필요
컴퓨터 손괴, 폭행,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약혼 부당파기와는 별도로 민·형사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안 변호사는 "폭행, 손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수 있고, 처벌 정도는 벌금형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