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숙박대전 시작하자마자 가격 '쓱' 올린 숙박업소, 이런 상술은 문제없을까
대한민국 숙박대전 시작하자마자 가격 '쓱' 올린 숙박업소, 이런 상술은 문제없을까
7만원 이상이면 4만원 할인⋯일부 업소, 미리 가격 올리는 꼼수
내수 살리려는 정부의 사업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볼 수 있을까

우여곡절 끝에 3개월 만에 다시 시작된 '대한민국 숙박대전'. 내수를 살려보려 시작된 정부의 사업이 일부 업소의 꼼수로 빛이 바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6일 만에 중단됐던 '대한민국 숙박대전.' 우여곡절 끝에 3개월 만에 다시 시작되긴 했지만, 이번엔 일부 숙박업소의 '꼼수'가 발목을 잡았다. 할인이 시작된 지 이틀 만에 은근슬쩍 요금을 올린 업소가 확인된 것.
실제로 숙박업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금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요금을 그대로 받자니 욕심이 난다"는 내용. 어차피 깎아주니 미리 올려받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할인쿠폰 100만장을 마련하느라 정부가 쏟아부은 예산은 약 280억원. "일부 업소의 얌체 짓으로 예산만 낭비하고,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 업소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을까.
변호사들은 "가격을 올린 것 자체로는 제재가 어렵다"고 봤다. 업소가 숙박 요금을 정하는 건, 기본적으로 업소의 자유권에 속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숙박업소가 숙박을 제공하고, 손님이 요금을 치르는 건 법적으로 '계약'이다. 그런데 우리 법은 '계약 자유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개인 간의 법률관계는, 개인 각자에게 맡긴다는 원칙이다.
이런 점 때문에 서초동의 A변호사는 "개별 업소가 가격을 올리는 행위에 대해 법으로 제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를 검토해봐도, 변호사들은 단순히 가격을 올린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다고 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해 가격을 고의로 올렸다는 '고의성'도 입증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혹시라도 업소들이 공동으로 '담합'을 벌였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는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역시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상된 가격의 어느 정도가 담합으로 인한 것인지 등을 산정해내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이번 할인쿠폰 사용처가 전국의 국내 숙박시설로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점이 지적되자 정부는 숙박 요금 비교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등을 통해 해당 업소에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
조사 결과 이들 업소에게 '위계(僞計⋅속임수)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형법 제137조)'를 적용할 수는 없을까. 가격을 부풀려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공서의 업무를 방해한 책임이다.
A변호사는 "문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수만원 내외의 가격 인상 행위가 공무를 방해한 수준에 해당할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실제 대법원 판례(2007도1554)도 "공무를 방해한 정도가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저지하거나, 현실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이 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