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본 적도 없는데…" 카셰어링 2시간 이용 후 절도범으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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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본 적도 없는데…" 카셰어링 2시간 이용 후 절도범으로 몰렸다

2025. 07. 25 14:0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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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 벗어도 신고자 처벌은 ‘하늘의 별 따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절도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경찰의 전화 한 통에 A씨의 평화롭던 일상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친구들과 카셰어링 차량을 단 2시간 이용했을 뿐인데, 이전 사용자의 에어팟을 훔쳤다는 누명을 쓰게 된 것이다.


A씨와 친구 4명은 지난 7월 4일 밤, 카셰어링 차량으로 서울에서 일산까지 왕복했다. 그로부터 2주 뒤, 경찰 형사는 “절도죄 신고가 들어왔다”며 A씨 일행 5명 전원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직전 이용자가 차에 두고 내린 에어팟이 사라졌다는 이유였다.


A씨는 “에어팟은 본 적도 없다”고 항변했지만, 경찰의 요구는 단호했다. 사건 발생일로부터 6일간의 통화 내역과 기지국 위치 정보를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통화 기록까지 경찰에 내야 할까?

범죄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사적인 통신 기록까지 내줘야 하는 걸까.


법적으로만 보면 A씨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변호사들은 경찰의 자료 요청이 법원의 영장 없는 ‘임의수사’에 해당하므로 응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순간, 수사기관에 ‘비협조적’이라는 인상을 주어 오히려 의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창주 변호사(법률사무소 문)는 “제출하지 않을 시 당연히 수사기관에서는 일단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보아 수사의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억울한 누명을 신속히 벗기 위해서는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현실적인 최선’인 것이다.


누명 벗으면 ‘무고죄'로 역고소 할 수 있나

우여곡절 끝에 혐의를 벗었다면 A씨는 “말도 안 되는 오해”로 자신을 범죄자로 몬 신고자를 ‘무고죄’로 처벌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역시 ‘바늘구멍 뚫기’에 가깝다. 변호사들은 무고죄 성립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신고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결과만으로는 부족하며, 신고자가 ‘허위임을 명백히 알면서도’ 악의적인 목적으로 신고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고소인이 ‘명백히 허위사실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신고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고자가 ‘차에 두고 내린 것 같다’는 단순한 착각이나 의심으로 신고했다면, 고의성을 입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경찰서 오간 내 시간과 비용…누구에게 보상받나

무고죄 고소마저 어렵다면, 경찰서를 오가며 쓴 시간과 교통비, 정신적 고통은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할까. A씨의 친구는 “말도 안 되는 오해 때문에 아까운 연차까지 써야 할 판”이라며 하소연했다.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문턱 역시 높다. 변호사들은 신고 행위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따른 ‘불법행위’로 인정되어야만 배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는 “단순한 과실에 기한 오해로 신고한 경우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고자의 명백한 악의가 증명되지 않는 한, 수사 과정에서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유무형의 손해는 보상받을 길이 막막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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