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성추행 혐의 부인했는데…경찰관의 한마디 "내 선택 원망 말라"?
CCTV 없는 성추행 혐의 부인했는데…경찰관의 한마디 "내 선택 원망 말라"?
수사관 "키도 크고 훤칠한데 이런 곳에서 보면 안 됐다" 말 남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A씨.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조사를 마친 담당 수사관이 남긴 알 수 없는 말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수사관은 A씨에게 "키도 크고 훤칠한데 이런 곳에서 보면 안 됐다", "내가 한 선택에 대해서 원망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이 말은 A씨의 사건이 이미 결론이 났다는 신호일까?
"내 선택 원망 말라" 경찰관의 마지막 말
A씨는 최근 성추행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되어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술자리에서 만난 여성이 A씨가 자신에게 기대는 등 신체접촉을 했다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A씨는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사건 장소에는 CCTV가 없었고, 수사는 양측의 진술과 주변인들의 이야기, 일부 통화 녹취에 의존해 진행됐다.
문제는 영상녹화까지 마친 마지막 조사 끝에 담당 수사관이 남긴 말이었다. 수사관은 "한 사건으로 한 번에 넘어갈 것"이라거나 "나는 신이 아니니 내가 한 선택에 대해 원망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A씨는 이 말이 단순한 훈계인지, 아니면 수사관이 이미 유죄라는 결론을 내린 것인지 불안에 떨고 있다.
'기억 안 난다·사과하겠다'…경찰관에게 전달했지만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든 것은 A씨의 여자친구를 통해 왜곡 전달된 말들이었다. A씨는 사건 직후 여자친구에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으니 그와 관련된 기억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여자친구를 거치며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잘못 전달됐다.
또한 A씨가 갑작스러운 신고에 당황해 "오해가 있다면 원만히 해결하고 싶다"고 한 말 역시, 여자친구를 통해 "사과하고 싶다"는 의미로 와전돼 버렸다.
A씨는 추가 조사에서 이런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발언의 정확한 취지를 설명했지만, '기억상실'이나 '사과 의사'는 범행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불리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검찰 송치' 암시 가능성 있다?
변호사들은 수사관의 발언이 사건의 결론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검찰 송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발언 자체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단순한 개인적 훈계로 보기는 어렵고 어느 정도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한 내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수사관의 발언이 곧 사건의 결론을 확정짓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수사관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내 선택을 원망하지 말라'는 발언은 그 결과가 의뢰인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에스제이파트너스 백종빈 변호사 역시 "경찰 수사관으로서는 자체 종결의 부담을 피해 검찰로 판단을 넘기려는 경향이 있다"며 송치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반면 초원 법률사무소 정주성 변호사는 "수사관이 마지막에 한 말만으로 송치인지 불송치인지 미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표현 자체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