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가 강제전학 온 뒤 공포에 휩싸인 아이들…그 학교에선 대체 무슨 일이
그 아이가 강제전학 온 뒤 공포에 휩싸인 아이들…그 학교에선 대체 무슨 일이
교사에게 욕설⋅흉기 위협⋯자신을 말리는 경찰은 아동학대로 신고하기도
법적으로 초등학생은 퇴학은 금지⋯계속 강제전학 보내는 수밖에 없는 걸까
변호사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수지만⋯우선 소년법상 보호처분 등 가능"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 온 한 학생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선생이라 때리지도 못할 거면서 기강잡고 지X이야."
지난 5월, 학교폭력으로 전북 익산의 한 초등학교에 강제전학을 온 A(12)군. 그는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대신 같은 반 아이와 교사에게 폭행, 협박을 이어 나갔다. '본인의 얼굴을 바라봤다'는 등 사소한 이유였다.
A군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담임 교사와 교장이 A군을 제지했지만 그는 오히려 흉기로 "찌르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이 출동해도 소용없었다. 오히려 A군은 자신을 제지하는 경찰을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교실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 수업을 방해했고, 무단으로 조퇴를 하기도 했다. 급기야 교실에서 키우던 햄스터를 물통에 넣어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학교 측은 A군과 그 부모에게 등교중지를 안내했다. 그러다 "학교에 찾아가겠다"는 A군 선언에 다시 발칵 뒤집힌 학교. 결국, 학교에서는 다른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로 현장 체험학습을 보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A군을 맡았던 교사가 직접 유튜브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면서 공론화된 이번 사건. 많은 이들이 "퇴학을 시키는 등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지적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의무교육 대상인 초등학생은 아무리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퇴학을 시키는 게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초중등교육법 제18조).
이에 '또다시 A군을 전학 보낼 수밖에 없다'는 답답한 대안만이 남는다. 하지만 강제전학을 가도 A군이 또 난동을 부리면 이 문제는 쳇바퀴처럼 돌 수밖에 없다. 정말 방법이 없는걸까.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법적인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A군이 선도될 것 같지는 않다며, 심리치료 등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다만, 당장 다른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소년법상 소년보호사건 처리와 소년통고제도 등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정필의 이지영 변호사는 "A군은 흉기를 들고 담임 교사나 같은 반 학생들을 찌르려 하는 등 위협적인 행위를 한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행위는 행정 처분 격인 교내 징계를 받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짚었다.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도 "A군이 보인 폭행·협박 행위는 형법상 범죄로도 볼 수 있다"며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이니,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자문

즉, 학교폭력 수준에 그쳤다면 다시금 학교를 옮기는 정도의 징계에 그쳤겠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다. 변호사들의 지적처럼 A군에게 소년법이 적용된다면, 형사 처벌 대신 1호부터 10호까지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가장 무거운 10호 처분을 받게 되면 2년 이내로 소년원에 송치된다.

국내 1호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노윤호 변호사(법률사무소 사월)는 "A군이 초등학생으로 믿기 어려운 행동을 보이고 있다"면서 "소년통고제도를 활용한 교정과 치료가 절실해보인다"고 강조했다.
소년통고제도란 보호자나 학교장 등이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사건을 소년부에 넘기는 것을 말한다(소년법 제4조 제3항). 이렇게 통고가 이뤄지면, 심리학이나 아동복지학 등을 전공한 전문소년조사관에게 조사를 받게 할 수 있고 심리상담과 치료 등도 받게 할 수 있다.
학교폭력 전문인 신은혜 변호사(법률사무소 송헌)의 의견도 비슷했다. "학교장이 소년통고제도를 활용해 가정법원이 선도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사실 A군의 행동에 대해 그 부모 역시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피해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한 것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생기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리연의 채우리 변호사는 "A군이 저지른 폭력 행위가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인정될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면서 "구체적인 가해 행위의 정도와 횟수 등에 따라 배상액이 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위자료 액수를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법원의 특성상 실제로 많은 액수가 인정되긴 힘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변호사는 "A군의 폭력 행위가 흉기를 들고 협박하는 정도였다면, 단순 수업권을 넘어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배상액은 최대 1인당 10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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