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머니 병원비에 집 팔려니 '인감 발급 거절'…매수인까지 있는데, 해결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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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머니 병원비에 집 팔려니 '인감 발급 거절'…매수인까지 있는데, 해결 방법은?

2026. 07. 28 12:1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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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인 지정 후 '부동산 처분 허가'까지 받아야…최소 수개월, 조건부 계약이 현실적

치매 어머니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집을 팔려면, 법원에서 성년후견인을 지정받고 부동산 처분 허가를 받아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A씨의 어머니는 치매와 뇌졸중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보험 없이 병원비가 계속 나가자, A씨 가족은 어머니의 유일한 재산인 집(빌라)을 팔아 병원비와 요양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다행히 집을 사겠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목이 잡혔다. 어머니가 치매로 의사 표현이 어렵다는 이유로 주민센터에서 인감증명서 발급을 거부당한 것이다.


매수인은 기다리고 있는데, 하루하루 불어나는 병원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A씨 가족은 막막하기만 하다.


'의사능력 불분명'에 막힌 매매…첫 관문은 '성년후견인' 지정


A씨 어머니는 현재 살고 있는 빌라를 둘째 아들과 절반씩 공동 소유하고 있다. 병원비 마련을 위해 집을 팔려고 했지만, 어머니의 치매 증상 때문에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밝힐 수 없어 인감증명서 발급이 거절됐다. 부동산 매매처럼 중요한 법률행위는 당사자의 명확한 의사능력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질병이나 노령 등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부족해진 성인의 재산을 처분하려면 법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바로 가정법원에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해 어머니의 재산을 관리하고 법률행위를 대신할 후견인을 지정받는 절차다.


변호사들은 이 절차가 현재 A씨 가족이 집을 팔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년후견인이 되기만 하면 바로 집을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후견인 지정돼도 '처분 허가' 별도로 받아야…최소 3~6개월


결론부터 말하면, 성년후견 절차를 밟더라도 실제 집을 팔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며 수개월이 걸린다. 후견인으로 지정된 후에도 법원에 '부동산 처분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큰아들이 후견인으로 선임되어도 곧바로 자유롭게 매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후견인의 부동산 처분행위는 별도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유효하므로, 후견인 선임 이후 처분허가 절차가 한 번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피후견인(보호받는 사람)의 주거용 부동산 처분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후견인이 재산을 임의로 처분해 피후견인의 복리를 해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거주용 부동산 처분은 민법 제947조의2에 따라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정해져 있다"고 짚었다.


이 모든 절차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통상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는 "성년후견 개시까지는 통상 2~3개월 정도 소요되나, 해외 송달이나 가족 간 이견이 있으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부동산 처분 허가 기간까지 더하면 반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해외 거주 자녀 동의, 필수는 아니지만 '신속 처리'의 열쇠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할 때 법적으로 모든 자녀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A씨의 경우 큰아들이 단독으로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법원은 심리 과정에서 다른 이해관계인인 자녀들에게 의견을 묻는다. A씨의 누나는 20년 전 캐나다로 이민을 간 상황이다. 법원이 해외에 있는 누나에게 서류를 보내고 회신을 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최대한 빠른 지정과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캐나다에 계신 따님을 포함한 모든 자녀분의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해외 거주자의 경우, 관할 영사관에서 공증받은 성년후견 동의서와 위임장을 우편으로 받아 제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매수인은 '조건부 계약'으로 잡아둬야


당장 집을 팔 수 없다고 해서 나타난 매수인을 놓칠 필요는 없다. 변호사들은 법원의 허가를 조건으로 하는 '정지조건부 매매계약'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매수인과 먼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잔금일을 후견인 선임 완료 후로 설정하는 것이 실무상 자주 쓰이는 방법"이라며 "계약서에 잔금 조건을 명확히 기재해 두면 된다"고 말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 역시 "매수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계약서에 법원의 성년후견 개시 및 처분 허가를 조건으로 하는 특약을 넣은 뒤 잔금일을 넉넉하게 지정하여 조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방법을 쓰면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매수인을 묶어둘 수 있고, A씨 가족은 병원비 마련에 대한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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