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용서했는데 검사가 항소…'선고유예' 뒤집힐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피해자가 용서했는데 검사가 항소…'선고유예' 뒤집힐까?

2026. 08. 06 12: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직장 내 강제추행, 4천만원대 합의로 1심 선고유예…검찰 "상사 죄질 나빠, 형 가볍다" 불복

A씨가 직장 내 강제추행으로 1심에서 선고유예를 받았으나 검찰이 항소했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 내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그는 피해자와 4000만 원대에 합의하고,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처벌불원)까지 받았다.


수많은 반성문과 탄원서, 관련 교육 이수 등 노력 끝에 1심 법원은 A씨에게 선고유예(형의 선고를 미루는 판결)를 선고했다. 유죄는 맞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사실상 처벌을 면해 준 가장 가벼운 판결이었다.


하지만 검찰이 '형이 너무 가볍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면서 A씨는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어렵게 받은 선고유예가 항소심에서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A씨는 1심 결과를 지켜낼 수 있을까?


피해자 용서·거액 합의에도…검찰 "직장 상사 범행, 선처 안 돼"


A씨는 직장 내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심에서 그는 피해자와 4,600만 원에 합의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았다. 다수의 반성문과 탄원서, 관련 교육 이수와 감상문까지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 결과 1심 재판부는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선고유예는 유죄 판결의 일종이지만, 2년간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재판이 종결됨)된 것으로 간주돼 형사처벌 전과가 남지 않는다.


그러나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직장 상사의 지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을 성추행하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성범죄 피고인에게 선고를 유예하는 것은 지나친 선처"라고 주장했다.


변호사들 "1심 양형 존중이 원칙…새로운 사정 없다면 유지 가능성"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검사의 항소에도 불구하고 1심의 선고유예 판결을 지켜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항소심이 1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법적으로 항소심은 1심 판결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해방 전우석 변호사는 "대법원은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 안에 있으면 항소심이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파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도 "1심 선고 이후 새로운 불리한 사정이 생기지 않았다면, 원심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검사가 문제 삼는 '직장 상사 지위 이용' 등은 이미 1심 재판부가 충분히 고려하고 내린 판단이므로, 이 사실만으로 판결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검사가 항소한 이유도 사실관계나 유죄 판단이 아니라 '양형부당' 뿐이므로, 항소심에서는 1심의 선고유예 판단이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관건은 '1심 이후의 노력'…추가 반성 자료 보강해야


변호사들은 1심 결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심 이후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1심에서 제출했던 자료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청 김우석 변호사는 "단순히 1심에서 제출했던 반성문이나 교육자료를 다시 많이 내는 것보다, 왜 1심의 선고유예가 지나치게 가벼운 판단이 아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1심 판결 이후에도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자료를 보강하는 전략이 추천됐다.


법무법인 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1심 이후에도 재범방지 교육이나 봉사활동, 상담치료 등을 계속하였다면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실제 승부는 1심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채웠는지에서 갈린다"며 "판결 이후 근무 환경 변화,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교육 이수의 지속 여부처럼 원심 이후 새로 생긴 사정이 답변서의 실질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만약 항소심에서 선고유예가 파기되고 벌금형 이상이 선고되면, 취업제한 등 성범죄 관련 보안처분이 부과될 수 있어 적극적인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