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창작물인데 다른 권리?…저작권과 저작인접권 차이
같은 창작물인데 다른 권리?…저작권과 저작인접권 차이
창작물 보호 vs 전달행위 보호, 보호기간과 손해배상 기준도 각각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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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만든 작곡가와 그 음악을 부른 가수, 음반을 제작한 회사. 모두 같은 곡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그 권리의 성격과 범위는 완전히 다르다. 바로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이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권리 체계 때문이다.
헌법 제22조 제2항은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며 창작자 보호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저작권법도 제1조에서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저작권과 저작인접권, 어떻게 다를까
두 권리의 가장 큰 차이는 보호 대상이다. 저작권은 창작물 그 자체를 보호하는 반면, 저작인접권은 저작물을 전달하는 매개 행위나 매체를 보호한다. 쉽게 말해 곡을 만든 작곡가에게는 저작권이, 곡을 연주한 연주자와 가수에게는 실연자로서 저작인접권이 인정된다.
권리 주체도 다르다. 저작권은 창작자 본인에게만 주어진다. 저작권에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저작재산권과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는 저작인격권이 포함된다. 저작인접권은 실연자,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 등 창작물 전달에 기여한 여러 주체에게 부여된다. 저작인접권자는 저작권법 제78조부터 81조에 따라 복제권, 배포권, 대여권, 전송권 등의 권리를 갖는다.
보호기간은 현재 두 권리 모두 70년으로 동일하지만, 기산점이 다르다. 저작권은 저작자 사망 후 70년, 저작인접권은 실연·방송 등이 행해진 때로부터 70년이다.

창작물의 저작권 인정받으려면 '독창성' 있어야
저작권법에서 예로 든 저작물은 다음과 같다.
- 소설, 시, 논문, 강연, 연술, 각본, 그 밖의 어문저작물
- 음악저작물
- 연극 및 무용, 무언극 등을 포함하는 연극저작물
- 회화, 서예, 조각, 공예, 응용미술저작물, 그 밖의 미술저작물
- 건축물, 건축을 위한 모형 및 설계도서를 포함하는 건축저작물
- 사진 및 이와 유사한 제작방법으로 작성된 것을 포함하는 사진저작물
- 영상저작물
- 지도, 도표, 설계도, 약도, 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
-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이러한 저작물의 저작권은 어떤 기준으로 인정될까. 저작권이 인정되는 핵심 기준은 독창성이다. 같은 사진이라도 독창성에 따라 판결이 달라진 사례가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사진저작물 사건에서 "피사체의 선정, 구도 설정, 빛의 조절, 카메라 각도, 셔터 찬스 포착 등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작성이 인정된다"며 저작물성을 인정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4. 26. 선고 2015가단200504 판결).
반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가구 판매용 카탈로그 사진은 단순히 제품 광고 효과를 위해 촬영한 것으로 창작성이 없다며 저작권을 부정한 바 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3. 7. 4. 선고 2012고정1787 판결).
또한, 저작권이 보호되려면 다른 사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외부에 나타나야 한다. 쉽게 말해 아이디어나 구상은 저작물이 아니며, 보호될 수 없다는 뜻이다. 저작권법은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의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작인접권은 독립된 권리
저작인접권은 어떻게 인정되고 보호될까. 음반제작자의 사례를 통해 저작인접권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작권법 제2조 제6호는 "음반제작자는 음반을 최초로 제작하는 데 있어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에 대해 법원은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은 최초의 제작행위를 통하여 생성된 음반에 관하여 그 음을 맨 처음 음반에 고정한 때부터 발생하는 것으로서 작사자나 작곡자 등 저작자의 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과는 별개의 독립된 권리"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21. 6. 3. 선고 2020다244672 판결).
즉, 저작인접권은 저작물의 저작권자나 실연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행사할 수 있다. 같은 판결에서 법원은 저작인접물인 음반에 수록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라 하더라도 저작인접권자인 음반제작자의 허락 없이 그의 음반을 복제하는 것은 음반제작자의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음악의 저작재산권자라도 해도 저작인접권을 가진 음반제작자의 복제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작인접권이 인정되는 데에도 요건이 필요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연출·지휘 등 사실적·기능적 기여를 넘어 법률상 주체로서 행위를 했는지를 따져 음반제작자 지위를 부정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4. 21. 선고 2020가합575791 판결).
해당 사건에서는 음반을 제작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언론에 보도됐고, 관련 수상이 인정됐음에도 저작인접권자로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저작물을 음반에 녹음하는 과정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을 지는 행위를 한 경우에만 음반제작자로서 저작인접권이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손해배상 산정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저작권이 침해되었을 때 손해배상 산정은 저작권법 제125조와 제126조에 따라 이뤄진다. 통상적인 사용료를 기준으로 하거나, 법원이 변론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법원은 침해의 정도, 침해자의 고의·과실 여부, 침해로 인한 경제적 이익, 저작물의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수원지방법원은 서체 프로그램을 1회 사용한 사건에서 사용한 서체가 수백 가지 중 하나에 불과하고, 사용 횟수가 1회에 그치며, 경제적 이익이 미미한 점 등을 고려해 50만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했다(수원지방법원 2021. 7. 8. 선고 2020나77152 판결).
억 단위의 손해배상이 인정되기도 한다. 퇴사한 직원들이 전 회사의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매한 사건에서 부산지방법원은 저작재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1억 7,000만원과 저작인격권 침해 위자료 1,000만원을 인정했다(부산지방법원 2016. 9. 21. 선고 2013가합19345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