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었는데 왜 못 써?" 감자빵 청년 창업주, 상표권 무단사용으로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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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었는데 왜 못 써?" 감자빵 청년 창업주, 상표권 무단사용으로 벌금형

2025. 11. 25 14:3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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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창업주 이혼 후 불거진 상표권·특허 분쟁

법원 "동의 없는 사용은 범죄" 벌금 1천만 원 선고

춘천 감자빵 / 연합뉴스

강원도 춘천의 명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던 '감자빵'. 청년 농부 부부의 성공 신화로 알려졌던 이들의 이야기가 이혼과 형사 처벌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부부가 남남으로 갈라서는 과정에서 남편이었던 전 대표 A씨가 상표권과 특허를 임의로 건드린 것이 화근이 됐다. 단순히 "내가 만든 회사니까", "내가 개발했으니까"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이 법적으로는 명백한 범죄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성공 신화의 뒤편, 갈라선 부부와 '제 딴 살림' 차린 남편

사건의 발단은 부부 사이의 균열에서 시작됐다.


감자빵을 함께 일구어낸 A씨(34)와 B씨는 2023년 말 성격 차이 등으로 이혼 소송에 돌입했고, 지난 7월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으로 완전히 남남이 됐다. "각자의 길을 응원하겠다"며 쿨하게 이별을 고한 듯했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한 법적 공방이 숨어 있었다.


문제는 A씨가 이혼 절차가 진행 중이던 시점에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발생했다.


회사의 공동대표였던 A씨는 2022년 5월 감자빵 상표권 지분 일부를 넘겨받아 '공유자' 지위에 있었다. 이후 그는 자신이 별도로 조합장으로 있는 영농조합을 통해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2023년 7월과 8월, A씨는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유통센터에 "감자빵 공구를 진행해 주실 셀러분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문제는 A씨가 이 과정에서 사용한 아이스박스와 포장재에 찍힌 로고가 기존 회사의 '감자빵' 등록 상표와 동일했다는 점이다. 상표권은 B씨와 회사가 공동으로 공유하고 있었지만, A씨는 이들의 동의를 전혀 구하지 않았다.


심지어 A씨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특허권에도 손을 댔다. 회사가 출원인으로 등록된 '콩빵 제조 방법' 특허의 명의를 이사회 결의나 내부 절차 없이 자신을 공동 출원인으로 올리도록 변경해 버린 것이다.


"공동대표라도 절차 무시하면 유죄"... 발목 잡은 '공유'의 함정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는 상표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공유 상표권의 무단 사용'과 '절차를 무시한 특허 명의 변경'이다.


1. "지분 있어도 동의 없으면 침해"... 상표권 공유의 법리


많은 창업자가 오해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나도 상표권 지분이 있는데 왜 마음대로 못 쓰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법원은 단호했다. 상표법상 상표권이 공유인 경우, 각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는 그 상표권을 사용할 수 없다.


A씨가 비록 상표권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또 다른 공유자인 전 부인 B씨와 회사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신의 개인 사업(영농조합)을 위해 해당 상표를 사용해 제품을 유통한 것은 명백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기존 회사와 피고인의 조합 간 관계에 대해 혼동을 초래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2. "회사 것은 회사 것"... 1인 지배주주도 피해갈 수 없는 '배임'


'콩빵 제조 방법' 특허를 개인 명의로 슬쩍 올린 행위는 '업무상 배임'이 적용됐다. 사내이사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A씨는 정당한 이사회 의결 같은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회사의 자산인 특허권 가치를 훼손시키며 개인의 이득(공동 명의 등록)을 취했다.


아무리 창업주라 하더라도 법인은 별개의 인격체다. 회사의 자산을 적법한 절차 없이 개인의 것으로 돌리는 행위는 전형적인 배임 행위로 처벌받는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초범이고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과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되었던 퇴직금 미지급 건 역시 합의가 이루어져 공소 기각됐다.


이번 판결은 동업이나 부부 창업 관계가 깨질 때, 지식재산권(IP) 정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감정의 골이 깊어질수록, 법적인 절차는 더욱 냉정하게 지켜져야 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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