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1개월 만에 또…1만 1577번 불법촬영한 그는 9번째 법정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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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1개월 만에 또…1만 1577번 불법촬영한 그는 9번째 법정에 섰다

2022. 11. 02 12:02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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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4)]

10분에 1번꼴로 찍었다⋯2021년 공개 판결문 기준, 불법촬영 최대 규모

성범죄·연관 범죄로 이미 전과 8범이었지만⋯출소 1개월 만에 또 불법촬영

총 1만 1577건을 찍기 위해서는 매일 약 126장을 찍어야 한다. 이를 다시 계산하면, 10분에 1번씩 찍은 게 된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로톡뉴스는 지난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일명 카찰죄)으로 처벌이 된 사건들을 분석해 총 3편의 기사를 발행했다.


<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PART 1>에서는 불법촬영이 지난해 확정판결 기준 몇 건이나 발생했는지, 어디서 가장 많이 발생 했는 지 등에 대한 분석을 담았다.


<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PART 2>에서는 신상공개 비율 및 양형사유 등을 분석하여, 불법촬영을 저지른 범죄자들을 단죄하는 법원의 전반적인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오늘 당신도 찍혔습니다, PART 3>에서는 미국 법조계에 몸 담았던 교수들을 만나 한국의 불법촬영 판결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후 기사에서는, 위 3편에서 담지 못했던 데이터와 판결문들을 공개하고자 한다.


불법촬영 1만 1577회⋯그는 '성' 관련 범죄 전과 8범이었다

불법촬영 피해자 666명. 범행 횟수 1만 1577회. 이 방대한 범행은 단 한 사람 손에서 시작됐다. 범행 도구는 무음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이었다. 길에서 마주친 여성들의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시켜 뒷모습을 무작위로 찍어댔다.


지난해 5월부터 약 3개월간 쉼 없이 이어진 범행이 비로소 멈춘 건, 불법촬영 순간을 목격한 한 시민이 경찰에 즉각 신고하면서다. 당시 피고인 휴대전화에는 과거 범행부터 누적된 불법촬영물 수만건이 들어 있었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총 1만 1577건을 찍기 위해서는 매일 약 126장을 찍어야 한다. 이를 다시 계산하면, 10분에 1번씩 찍은 게 된다.


이 일로 피고인은 '9번째'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은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 성(性) 관련 범죄를 반복한 전과 8범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선처를 받았다. 지난 2004년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지난 2008년에는 준강제추행 및 불법촬영으로 또 재판을 받았는데 이 때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지난 2004년부터 17년간 성(性) 관련 범죄를 반복한 전과 8범이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지속해서 성범죄를 저지르던 그는 결국 지난 2011년 구속됐는데, 혐의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혐의였다. 이 때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은 뒤로도, 그는 계속해서 성 관련 전과로 교도소를 들락날락했다. 불법촬영을 저지르거나 여성의 속옷을 훔치기 위해 주거침입을 저지르는 등의 범죄였다. 하지만 처벌은 대부분 징역 2년을 넘지 않았다.


사실 이 일로 체포되기 약 6개월 전에도 그는 주거침입과 절도죄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해당 재판에서 그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고,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며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그런데 "깊이 반성한다"던 피고인은 교도소에서 나온 지 1개월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고, 1만 1577개의 불법촬영물을 만들어냈다.


재판부 "진정한 반성인지 의문⋯"범행 자백하고 불법촬영물 유출 안 돼" 징역 3년 3개월

불법촬영 재판이 시작되자, 해당 피고인은 '재범방지 서약서'를 3차례나 제출했다. 이는 형량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17년간 8번이나 처벌받고, 출소와 동시에 범행을 저질렀으면서도 또다시 선처를 바랐다.


이에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촬영된 피해 여성 숫자도, 불법촬영물도 굉장히 많다"면서 "피고인이 반성한다고 하나 그 반성이 진정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하며 사회로부터 격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범행을 자백했고 △불법촬영물이 유출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징역 3년 3개월을 선고했다. 그동안은 안 됐던 신상 공개 및 고지도 5년간 명령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은 다른 사람 신체를 성적 목적을 가지고 불법촬영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제14조 제1항). 관련 전과 9범이 되는 피고인에게조차 법정형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형량이 선고된 셈이다.


하지만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양형기준상으로는 가벼운 형량은 아니었다.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중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처벌 유형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중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처벌 유형은 다음과 같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이 기준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촬영(일명 카찰죄)의 기본 권고 형량은 징역 8개월에서 2년. 만약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거나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동종범죄로 누범이거나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 경우 등에 해당하면 징역 1년에서 3년 사이로 가중 처벌할 수 있다. A씨의 경우, 형이 가중될 요소가 많았다.


그렇다고 해도, 양형기준상 최대 형량은 징역 3년. 피해자 수와 범행 횟수 등에 비춰보면 부족한 형량이라고 생각할 법하지만, 관련 기준으로는 무겁게 판단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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