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인 사칭하며 4년간 관리비 꿀꺽…질문하면 '악성 민원인'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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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인 사칭하며 4년간 관리비 꿀꺽…질문하면 '악성 민원인' 취급

2026. 03. 16 11:12 작성2026. 03. 17 08:41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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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본 적 없는데 청소비는 꼬박꼬박"

유령 관리인의 4년 사기극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청소부 한 번 본 적 없는데 청소비는 꼬박꼬박"


오피스텔을 뒤흔든 ‘유령 관리인’의 4년짜리 사기극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관리인 행세를 하며 관리비를 제멋대로 집행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주민은 온라인에서 비방하는 등 횡포를 부린 정황이 포착됐다.


법조계는 “명백한 업무상 횡령이자 명예훼손”이라며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구청 확인해 보니 '그런 관리인 없다'…4년간의 기만

사건의 시작은 한 오피스텔에서 비롯됐다.


한 개인이 스스로를 '대표'이자 '관리인'이라 칭하며 4년째 관리비 결정과 집행 등 모든 관리 업무를 도맡아 왔다.


하지만 그의 관리 방식에 의문을 품은 한 주민이 관할 구청에 문의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오피스텔에는 공식적으로 선임된 관리인이 없었으며, 관리단조차 구성된 적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심지어 구청 직원이 이 '관리인'에게 직접 전화해 직위를 묻자, 그는 “관리인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는 “4년째 관리인으로 선임돼 일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통장을 개설할 수 없다”며 주민들을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경비비는 꿀꺽, 질문하면 '악성 민원인' 낙인

관리비 내역은 의문투성이었다.


매달 청소비와 경비비가 포함됐지만, 실제로 청소하는 사람을 봤다는 주민은 없었다.


관리사무실은 그의 개인 짐으로 가득 찬 채 항상 잠겨 있었다.


주민들이 관리비 집행 내역에 대해 질문하면, 그는 답변을 회피하며 오히려 질문자를 ‘악성 민원인’으로 몰아세웠다.


급기야 질문한 주민과 나눈 개인적인 대화를 세대 전체가 있는 단체 대화방에 캡처해 올리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


최근에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몇몇 세대를 제외한 별도의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온갖 얘기를 지어내 허위 사실을 올리는” 등 심각한 명예훼손 행위까지 저질렀다.


변호인단 “명백한 횡령·사기…관리 권한 박탈이 우선”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해당 행위가 심각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합건물법상 10인 이상 건물의 관리인은 반드시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관리단’의 집회 결의를 통해 선임돼야 한다.


이주헌 변호사는 “선임 절차 없이 관리인을 사칭하여 관리비를 징수하고, 실제 수행하지 않은 청소비·경비비 등을 본인 급여로 책정하여 임의 출금했다면 이는 기망행위에 의한 사기 및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세대를 비방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공통적으로 ▲구분소유자 5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 관리단 집회 소집 ▲법원에 ‘관리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회계 장부 확보 후 횡령·사기·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 등 민·형사상 동시 대응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고준용 변호사는 “사건의 핵심은 무자격 관리인의 위법한 자금 집행을 입증하여 업무상 횡령 혐의를 확정하고, 가처분 신청을 통해 관리 권한을 조속히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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