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연락 온 친모의 요구 “파산하게 서류 좀 줘”...내 재산도 조사 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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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연락 온 친모의 요구 “파산하게 서류 좀 줘”...내 재산도 조사 대상일까?

2026. 08. 13 10:0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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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이혼 후 30년 넘게 교류 없었는데…법원, 재산은닉 여부 확인 위해 자녀 서류 요구하기도

법원은 호적이 아닌 혈연을 기준으로 판단해 자녀를 조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친어머니와 30년 넘게 떨어져 살았다. 교류 한 번 없던 친어머니에게서 최근 갑작스러운 연락이 왔다.


개인 파산 신청을 하려 하니, A씨의 주민등록초본과 세목별 과세증명서를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호적상 친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자녀로 등록된 A씨는 황당했다.


수십 년간 남처럼 지내 온 친어머니의 파산 절차에 내 재산 정보까지 제출해야 하는 걸까?


호적엔 남남인데…30년 만에 '서류 달라'는 친모


A씨의 부모님은 그가 아주 어릴 때 이혼했다. 이후 친어머니와는 30년 이상 아무런 교류 없이 지냈다.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상 A씨는 친아버지와 새어머니의 자녀로 올라 있다. 친어머니와의 관계는 A씨 개인의 가족관계증명서에서만 확인될 뿐이다.


그런데 최근 친어머니가 파산 신청을 이유로 A씨에게 연락해 주민등록초본과 세목별 과세증명서를 요구했다. 부모가 파산할 때 재산을 자녀에게 빼돌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녀의 재산을 들여다본다는 사실은 A씨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법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남남처럼 지내 온 친어머니의 일에 내 재산 정보까지 공개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법원 판단 기준은 '호적' 아닌 '혈연'…조사 대상 될 수 있어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친어머니의 파산 절차에서 재산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원이 가족관계를 판단하는 기준은 서류상 동거 여부나 '호적'이 아닌 '혈연'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가족관계증명서상 친모자 관계가 확인되면, 호적과 관계없이 파산 절차에서 재산 은닉 여부 확인을 위한 조사 대상이 된다"며 "법원은 혈연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일현 김범수 변호사도 "본인의 어머니는 법률적으로는 친모만이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재는 호주제가 폐지되어 가족관계등록부로 가족관계를 파악하는데, A씨의 직계존속인 어머니는 혈족인 친어머니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진 이동규 변호사 역시 "새어머니께서 따로 친양자입양을 하지 않으셨다면, 친어머니께서 질문자님의 법적 어머니"라며 A씨의 가족관계증명서에 나오는 어머니가 법적 어머니라고 짚었다.


법원이 파산 신청 시 자녀의 재산 서류를 요구하는 건 채무자가 파산 직전 재산을 자녀 명의로 은닉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교류 없었다면 문제 안 돼…'30년 단절' 소명이 관건


그렇다면 A씨의 재산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을까. 변호사들은 수십 년간 교류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실제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정현 법률사무소 송인욱 변호사는 "채무자의 자녀가 독립적인 법적 주체로서 별도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 그 재산은 채무자의 파산 절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자녀 명의로 은닉하거나 부당하게 이전한 경우 법원이 이를 조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A씨의 어머니가 A씨 명의로 재산을 숨긴 정황이 없다면 A씨의 재산은 안전하다는 의미다.


김범수 변호사는 "친모가 서류를 제출할 때 '30년 이상 왕래가 없었고, 자녀의 재산 형성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내용을 기재하면 재판부에서 A씨의 재산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이엘 차재승 변호사도 "오래전부터 교류가 없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으니, 서류를 제출해도 무방하다"고 봤다. 변호사 홍현필 법률사무소의 홍현필 변호사 역시 "친어머니의 신속한 면책 판단을 위하여 가급적 협조해 주시면 절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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