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생... '무동력 킥보드' 법적 지위가 처벌 수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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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전 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생... '무동력 킥보드' 법적 지위가 처벌 수위 가른다

2025. 12. 09 15:32 작성2025. 12. 09 17:38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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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 삼거리서 횡단보도 건너던 아동 사망 사고

법조계 "무동력 킥보드는 '놀이기구' 분류, 보행자 보호 의무 적용될 듯"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기 안양시 평촌동의 한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던 학원 버스에 초등학생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피해 아동이 '무동력 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운전자의 주의 의무 범위와 킥보드 탑승자의 법적 지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 교통사고를 넘어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와 신호 위반 여부가 얽힌 이번 사건을 법적으로 분석했다.


사람들 건넌 뒤 버스 출발하자... 달려온 킥보드와 충돌

사고는 횡단보도 신호가 끝날 무렵 발생했다. 현장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종합하면, 학원 버스는 사람들이 줄지어 지나가는 횡단보도 앞에 정차해 있었다. 이후 보행자들이 모두 건너자 버스가 출발했고, 마침 킥보드를 타고 달려온 A군과 그대로 충돌했다.


버스 운전자는 사고 직후 차에서 내려 A군을 부둥켜안고 구호 조치를 시도했으나,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아이는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의 음주 등 특이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버스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주변 CCTV를 통해 사고 당시 보행자 신호가 끝난 상태였는지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전동' 아닌 '무동력'... 킥보드 종류가 가를 법적 운명

이번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은 킥보드를 탄 A군을 법적으로 '보행자'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등'으로 분류되어 횡단보도에서 탑승 시 보행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A군이 탄 것은 '어린이용 무동력 킥보드'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무동력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차마가 아닌 '놀이기구'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더라도 법적으로는 '보행자'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법원이 무조건적인 보행자 보호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판례(서울중앙지방법원 2014나71117)는 킥보드를 타고 빠르게 진입해 사고 발생에 기여했다면 피해자의 과실을 일부 인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운전자의 형사 책임을 완전히 면제하는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사람 다 지나갔어도"... 우회전 운전자의 무거운 주의의무

운전자의 처벌 수위를 결정지을 또 다른 변수는 '신호 변경 시점'과 '전방 주시 의무'다. 대법원 판례(2008도10862)는 보행자 신호등의 녹색불이 깜박이는 점멸 신호에 횡단을 시작했다면, 운전자에게 보행자 보호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설령 보행자 신호가 끝난 직후였다 하더라도 운전자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원지방법원 판례(2021고단1139)는 횡단보도 신호가 차량 진행 신호로 바뀌었다 해도, 운전자는 횡단보도에 뒤늦게 진입하는 보행자가 있을 가능성을 항상 예견하고 서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특히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은 우회전 시 사각지대가 넓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원고등법원(2022노502)은 차체가 커서 발생하는 사각지대를 운전자가 미리 염두에 두고 운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이번 사고는 버스가 출발하던 시점의 신호 상태와, 운전자가 출발하며 전방 및 좌우를 얼마나 주의 깊게 살폈느냐에 따라 법적 책임의 무게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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