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에게 '상간남 소송' 당했는데, 제가 한 일 아니면 가만히 있어도 되나요?"
"모르는 사람에게 '상간남 소송' 당했는데, 제가 한 일 아니면 가만히 있어도 되나요?"
내가 한 일도 아닌데⋯모르는 사람에게 '상간남 소송' 당해
변호사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봤다

'상간남 위자료 청구' 소송을 당한 A씨는 하늘에 맹세코 자신은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고소인과 그의 아내 모두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셔터스톡
그야말로 심란한 주말이었다. 법원에서 온 특별송달 한 통 때문이다.
내용은 황당하게도 '상간남 위자료 청구' 소송. "자신의 아내와 바람을 피웠으니 그에 대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하지만 하늘에 맹세코 자신은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이름과 주소는 A씨가 맞았지만, 고소인과 그의 아내 모두 생면부지의 사람들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정보를 알고 이런 일을 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일단 자신을 고소한 상대방 변호사에게 전화해 봤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또한 자신이 받은 정신적 충격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간혹가다 발생하기도 하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A씨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A씨에게 책임이 전가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아주 가끔 이런 경우가 나온다"며 "피고인 특정이 잘못됐는데도 재판까지 간 경우가 있다"고 했다. A씨가 한 일이 아니더라도 재판을 받아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해냄 조대진 변호사는 "A씨가 상간남으로 오해된 상황 같다"며 "일단 상대방에 연락해 소 취하를 요구하라"고 했다. 만약 소송이 취하되지 않으면 답변서 등을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영 법률사무소의 서영 변호사도 "너무 염려하지 말고 차분히 답변서를 제출하는 게 좋겠다"며 "상대방도 답변서를 보면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소송을 취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는 "내용이 터무니없고 자신과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대응하지 않으면 A씨가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A씨가 소장 부본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무변론 원고승소 판결이 나올 수 있다"고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A씨가 아니라고 부정해도, 상대가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상대방이 잘못 알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증명할 방법으로 자신을 사칭한 사람을 형사고소 할 것을 조언했다. 송 변호사는 "A씨를 사칭한 사람을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수사 내용에 대한 자료를 민사법원에 제시하라"고 조언했다.
A씨의 경우처럼 상대방이 잘못 알고 소송을 진행한 경우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때 역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고순례 변호사는 "근거 없는 소송을 해서 정신적으로 손해를 입힌 원고(소송을 제기한 측)를 상대로 위자료 명목의 손해배상 반소를 제기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 역시 "A씨를 피고(소송을 당한 측)로 특정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고의·과실이 있다면 손해배상 청구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민사소송 제기 자체로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봤고,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 역시 "상대방 측의 오인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