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322억 줄줄 샜다…3회 이상 반복수급 12%↑ ‘제도 붕괴’ 경고
실업급여 322억 줄줄 샜다…3회 이상 반복수급 12%↑ ‘제도 붕괴’ 경고
'실업급여 의존' 심화
3년 새 12%↑ 반복수급
처벌 없는 헌법상 권리 한계는?

실업급여 / 연합뉴스
고용보험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이 올해도 수백억 원대에 달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정당한 사유로 급여를 받는 경우라 해도, 5년간 3회 이상 구직급여를 수급하는 '반복수급자'가 해마다 늘어 '실업급여 의존' 심화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6년 예산안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실업급여 부정수급 건수는 1만 7천246건이며, 그 액수는 무려 230억 1천4백만 원에 달한다. 부정수급액은 2021년 282억 원에서 2024년 322억 원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또 있다. 5년간 3회 이상 구직급여를 받은 반복수급자가 2021년 10만 491명에서 지난해 11만 2천823명으로 3년 만에 12.3% 늘어났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전체 수급자와 수급액이 오히려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반복수급자의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구직급여 수급종료자의 재취업 실적이 개선되는 와중에도 반복수급자가 증가하는 현상에 대해 "실업자들이 노동시장 참여보다 구직급여에 의존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부정수급 시 벌금형에 '3년 지급 제한'까지, 현행법의 강력한 제재 수위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타낸 '부정수급자'에 대해서는 현행 고용보험법이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법률 분석에 따르면, 고용보험법 제61조 제1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았거나 받으려 한 사람에게는 그 급여를 받은 날 또는 받으려 한 날부터의 구직급여 지급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정수급의 유형은 취업사실 미신고, 제3자 대리신청, 허위 이직사유 신고 등으로 판례를 통해 인정되고 있다.
특히, 고의로 부정수급한 경우 지급받은 급여액의 5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으며, 이와 별도로 형사처벌(벌금형 등)까지 가능하다.
더욱 강력한 것은 반복 부정수급자에 대한 제재다.
10년간 3회 이상 부정수급으로 적발되어 구직급여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새로운 수급자격이 생겨도 최대 3년까지 구직급여 지급을 제한받는다(고용보험법 제61조 제5항, 시행령 제80조의2). 횟수별로 ▲3회인 경우 1년 ▲4회인 경우 2년 ▲5회 이상인 경우 3년 동안 새로운 구직급여 수급이 막힌다.
정당한 사유의 '반복수급'엔 왜 횟수 제한이 없을까? 헌법상 기본권과 제도의 본질
그러나 정당한 사유로 이직하고 수급 요건을 갖춘 경우, 구직급여를 반복적으로 받는 '반복수급' 자체를 제한하는 규정은 현행 고용보험법에 없다.
이직 후 다시 피보험 단위기간(180일 이상)을 채우면 새로운 수급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당한 사유에 의한 반복수급에 횟수 제한이 없는 이유는 고용보험제도의 본래 취지에 있다.
고용보험은 근로자의 실업을 예방하고, 실업 기간 동안 생활을 안정시키며 구직활동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험이다.
실업급여 수급권은 헌법 제34조에 근거한 사회보장수급권의 성격을 가지므로, 단순히 반복 수급했다는 이유만으로 횟수 제한을 둘 경우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단기 계약직 근로자 등 고용이 불안정한 근로자들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법률 전문가들은 반복수급 문제의 해법은 단순한 '횟수 제한'보다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 제재 넘어 '재취업 유도'가 핵심! 반복수급 막을 제도 개선 방향
국회예산정책처와 법률 전문가들은 반복수급 문제가 '구직급여 의존'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다음 세 가지 방향의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 재취업 지원 강화: 구직급여 수급종료자의 재취업 실적이 개선되는 와중에도 반복수급자가 증가하는 것은 여전히 많은 구직자가 노동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단순한 구직활동 지원을 넘어 직업훈련, 취업알선 등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강화하여 실질적인 재취업을 유도해야 한다. 반복수급자에 대해 개인별 맞춤형 취업활동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조기재취업 수당 지급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 수급 요건 및 실업인정 강화: 반복수급자에 대해 수급요건인 피보험 단위기간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거나, 실업인정 시 요구되는 재취업활동 인정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근로자의 생활안정이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부정수급 적발 및 환수 강화: 올해 8월까지 부정수급액 230억 원 중 환수율이 66.3%에 그치고, 자진신고 건수는 오히려 줄고 있는 만큼, 정보시스템 연계를 통한 부정수급 적발 시스템을 강화하고 환수 절차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당한 반복수급을 무조건 제재하기보다는, 노동시장에 안정적으로 재진입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고용보험 제도의 전반적인 정책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