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가 7000만원 횡령 후 전액 갚았다면…해고하고 사업체 넘겨받을 수 있을까?
동업자가 7000만원 횡령 후 전액 갚았다면…해고하고 사업체 넘겨받을 수 있을까?
계약서엔 '횡령 시 지분 20% 감액' 조항…상대방은 "대표직은 못 내놓는다" 버티기

동업자가 횡령한 사업 자금을 전액 반환했더라도 업무상 횡령죄 고소는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2인 동업으로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 최근 동업자 B씨가 사업자금과 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됐다.
B씨가 몰래 쓴 돈은 7,000만 원대에 달했다. B씨는 개인 사용 사실을 인정하는 확인서까지 썼고, 빼돌린 돈도 사업 계좌로 모두 돌려놨다.
하지만 B씨는 동업을 계속하자며 합의를 제안하면서도, 사업자등록상 주대표 지위와 사업용 계좌 출금 권한은 넘겨주지 않고 있다.
A씨는 동업 관계를 끝내고 사업장을 단독으로 운영하고 싶다. 동업계약서에는 '자금 횡령 등 중대한 계약위반 시 즉시 계약을 해지하고, 지분 정산금의 20%를 감액한다'는 조항이 있다.
돈을 모두 갚은 B씨를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하고, 계약서에 따라 동업 관계를 끝낼 수 있을까?
돈은 돌려놨어도, '업무상 횡령' 고소는 가능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B씨가 횡령한 돈을 모두 반환했더라도 업무상 횡령죄로 고소하는 것은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횡령죄는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려는 의사를 보인 순간 성립하며, 사후 반환은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참고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업무상 횡령은 보관 중인 재물을 자기 것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드러난 시점에 성립한다"며 "이후 원금을 돌려놓은 사정은 처분 수위에서 유리하게 고려될 뿐 성립을 되돌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 역시 "사후 반환은 이미 성립한 횡령죄를 없애는 사유가 아니라 양형에서 고려되는 정상일 뿐"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도 "상대방이 개인 사용 사실을 직접 인정한 사실확인서가 있다는 점은 고소에 있어 상당히 유리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업무상 횡령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계약서 믿고 '제명' 통보? 2인 동업에선 쉽지 않다
형사 고소와 별개로 동업 관계를 끝내는 것은 더 복잡한 문제다. 계약서에 '중대 위반 시 해지' 조항이 있더라도, 2인 동업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한 명을 '제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민법상 조합원 제명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다른 조합원 전원의 일치'로 결정해야 한다. 2인 동업에서는 A씨 외에 '다른 조합원'이 없어 이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2인 조합에서 상대방을 '제명'하는 구성은 법적으로 까다로울 수 있다"며 "계약 해지로 동업관계를 종료하고 잔존자인 A씨가 사업을 단독으로 이어받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철 변호사는 "판례는 동업 같은 조합계약을 일반계약처럼 해제·해지하고 원상회복을 구할 수는 없고 해산청구, 탈퇴, 제명만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만약 동업 관계를 '해산'하면 사업장 자체가 청산 절차에 들어가 A씨가 사업을 이어가려던 목표와 어긋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열쇠는 계약서의 해지 조항을 상대방을 '탈퇴'시키는 약정으로 살려내는 데 있다"며 "2인 동업에서 1인이 탈퇴하면, 조합은 해산되지 않고 조합재산은 남은 조합원의 단독소유가 되어 청산 없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분 20% 감액' 조항, 법적 효력은?
동업계약서에 명시된 '지분 20% 감액' 조항은 법적으로 유효하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 간의 합의가 우선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조항이 자동으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는 "20% 감액 조항은 성격상 위약금처럼 다뤄질 수 있고, 너무 과하면 법원이 감액할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B씨의 위반 행위가 얼마나 중대했는지, 이로 인해 발생한 실제 손해와 위험이 어느 정도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법원이 최종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업체 지키려면…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 병행해야
변호사들은 A씨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전략적으로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명호 법률사무소의 송명호 변호사는 "상대방의 동업 계약 위반을 근거로 법원에 동업계약 해지 및 지분정산 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경찰서에는 업무상횡령 고소장을 접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형사 고소로 상대방을 압박해 합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민사 소송을 통해 동업 관계를 법적으로 정리해 사업장과 지분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의무동업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계약 위반을 원인으로 한 해지는 잔여 기간과 무관하게 인정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상대방이 해지를 다투는 경우 소송으로 이어져 통상 1년에서 2년 내외의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민성 변호사는 "출금 권한이 상대방에게 있는 상태이므로, 해지 통보에 앞서 (상대방의 추가 자금 유출을 막을) 보전조치를 함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