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직원이 회사 명함으로 사기를 치고 다닐 때, 회사가 취해야 할 조치
퇴사한 직원이 회사 명함으로 사기를 치고 다닐 때, 회사가 취해야 할 조치
'위계에 의한 영업방해죄' 고소 가능
회사의 적극 조치 없다면, 추후 소송당할 위험도

퇴사한 영업팀 직원이 회사 이름을 팔며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재직 중 받았던 명함과 사업자등록증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보였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크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나름 알아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A씨. 그런데 얼마 전 걸려 온 전화에 근심이 깊다.
지난해 퇴사한 영업팀 직원 B씨가 A씨 회사 이름을 팔며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B씨는 재직 중 받았던 명함과 사업자등록증 등을 이용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보였다.
A씨와 회사 측이 부랴부랴 알아보니 이미 피해자들이 여럿. 그들은 이미 B씨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려고 준비 중인 듯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회사에 큰 악재가 될 것 같아 걱정인 A씨. 지금이라도 B씨를 상대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변호사를 찾았다.
변호사들은 A씨 측은 B씨를 '위계에 의한 영업방해죄'로 고소할 것을 권했다. 우리 법은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僞計⋅속임수)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형법 제314조).
'홍대범 법률사무소'의 홍대범 변호사는 "퇴사한 직원이 재직 중인 것처럼 행동하며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은 회사의 업무를 방해할 위험을 초래할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볼 수 있다고 말하며 대법원 판례를 언급했다.
우리 대법원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위계'의 정의에 대해 "행위자가 행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덧붙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며,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2000도5669, 2006도4487, 2009도8506 판결 등).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도 "직원이 아님에도 회사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사기 행각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위계에 의한 영업방해죄로 고소해볼 실익이 있고, 법리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준성 변호사는 "(B씨의 사기행각으로 인해) 회사의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불특정 다수 고객에게 회사가 안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등 무형의 손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 고소 및 민사상 손해배상을 통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대범 변호사 역시 "회사가 해당 직원(B씨)을 고소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나중에 회사 측이 (피해자들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며 서둘러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