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 속 비닐하우스, '45분' 쉬어야 할 곳에서 '20분'만 쉰 노동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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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경보 속 비닐하우스, '45분' 쉬어야 할 곳에서 '20분'만 쉰 노동자의 죽음

2026. 08. 11 13:4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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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사망 방치한 사업주에 징역 4개월·집행유예 1년 선고

법령상 '매 시간 75% 휴식' 의무 무시

폭염경보 속 비닐하우스 철거 노동자에게 충분한 휴식을 주지 않아 열사병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업주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셔터스톡

가마솥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한여름의 비닐하우스. 그곳은 땀을 흘리며 일하는 삶의 터전이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찜통이었다.


법은 폭염으로부터 노동자를 지키기 위해 명확한 휴식 기준을 정해두고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45분을 쉬어야 할 뜨거운 열기 속에서 단 20분만 쉰 채 철거 작업에 내몰렸던 한 노동자는 결국 열사병으로 쓰러졌다.


최근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판사 김희진)은 이처럼 참담한 결과를 낳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에 대해 피고인(사업주)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매 시간 75% 휴식" 법은 있었지만, 현장은 달랐다


2023년 7월 28일, 경남 밀양시에는 폭염경보가 발령됐다. 개인사업주 A씨는 상시 근로자 6명을 고용해 510만 원을 받고 방울토마토 재배농장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건 당일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는 습구흑구온도지수(WBGT) 측정 결과 31°C 이상을 기록했다.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이 정도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장소에서는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매 시간 25% 작업, 75%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 즉, 1시간 중 45분은 반드시 쉬어야 하는 환경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업주 A씨는 이 기준을 외면했다. 그는 철거작업을 수행하던 근로자 B씨에게 '매 시간 40분 동안 작업 및 20분 동안 휴식'만을 지시했다. 법이 보장한 45분 휴식 시간 중 절반도 되지 않는 시간만 허락된 것이다.


쓰러진 노동자는 돌아오지 못했다


매 시간 75%에 해당하는 적정 휴식을 부여받지 못한 채, B씨는 오전 8시경부터 철거 작업에 투입됐다. 그날 오후 4시 30분경까지로 계획된 고된 철거 작업을 이어가던 B씨는 폭염과 사투를 벌여야 했다.


결국 비극이 발생했다. 작업을 시작한 지 불과 3시간 남짓 지난 같은 날 오전 11시 21분경, B씨는 현장에서 열사병으로 쓰러졌다.


급히 창원시 소재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는 하루를 넘긴 7월 29일 밤 10시 58분경 끝내 열사병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게다가 A씨의 안전불감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업주는 햇볕으로 인해 매우 뜨거운 비닐하우스 내부에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고, 그 내용을 보기 쉬운 장소에 게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연일 발령되던 7월 27일부터 28일까지, 철거 현장 어디에도 출입 금지 조치나 경고 안내문은 없었다.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그 이유는?


지난 2025년 2월 13일, 김희진 판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보건조치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노동자가 사망에 이른 중대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한 데에는 몇 가지 양형 사유가 작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유족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주요한 참작 사유로 들었다.


또한 "근로자의 평소 건강상태도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과 피고인이 "자백하며 깊이 반성하는 점" 등 유리한 정상을 종합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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