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헤어져 행방을 알 수 없는 미국인 남편과의 이혼…어떻게 해야?
30년 전 헤어져 행방을 알 수 없는 미국인 남편과의 이혼…어떻게 해야?
신청자가 한국인이고 상대방이 행방불명이라면, 대한민국법원에서 이혼소송 가능
송달 주소를 모르기 때문에 특별송달을 거쳐 ‘공시송달’로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커

30년전 헤어져 행방이 묘연한 미국인 남편과 이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셔터스톡
A씨는 미국인 남편과 결혼 해 미국에서 거주하다 30년 전 혼자 한국에 들어와 살고 있다. 그는 이제 그동안 귀찮아서 미뤄 두었던 이혼을 진행하려고 한다.
미국엔 자녀가 한 명 살고 있지만, 남편의 행방에 묘연해 자녀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미국인 남편과 협의할 사항은 전혀 없으며, 서류 정리만 하면 될 것 같다.
이런 경우 이혼을 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지, 변호사에게 물어보았다.
사연을 들은 변호사들은 A씨가 대한민국 법에 따라 대한민국법원(서울가정법원)에서 이혼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노경희 법률사무소’ 노경희 변호사는 “연락 두절인 배우자와 협의이혼을 할 수는 없으므로, 부득이 이혼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고순례 변호사는 “부부 사이에 30년간 서로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면 이혼은 당연히 된다”며 “자녀가 이미 성년이고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이혼만 청구하는 것이어서, 대한민국법원에서도 이혼소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일 김형민 변호사는 “부부 중 한쪽이 한국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이고, 특히 상대방이 행방불명이나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면 A씨는 대한민국 법에 따라 이혼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 변호사는 “A씨가 30년 전 홀로 한국에 돌아온 것은 남편과 자녀에 대한 악의의 유기가 돼 혼인 파탄의 귀책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설령 A씨가 유책배우자라 해도, 당사자의 연령, 별거 기간, 별거 후에 형성된 생활, 혼인 생활 파탄 후 여러 사정의 변경 여부 및 혼인 관계의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해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라도 예외적으로 이혼 청구가 허용된다”고 했다. (대법원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A씨가 재판을 통한 이혼을 청구할 경우, 이혼 판결을 받는 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경희 변호사는 “이미 30년을 별거하는 등 혼인 관계가 깨진 경우에는 이혼소송을 통해 혼인 관계를 정리하기가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법무법인 리버티(libertylawfirm) 김지진 변호사는 “상대방이 행방불명이라면 이를 이혼 사유로 삼으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기에, 이혼소송은 ‘공시송달’을 통해 진행될 것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 김수경 변호사는 “송달 주소를 모르기 때문에 특별송달을 거쳐 공시송달로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경희 변호사는 “이혼소송 때 A씨가 기억하는 미국 주소에 배우자가 거주하지 않는다면, 향후 ‘공시송달’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공시송달’은 배우자가 법원의 이혼서류를 전달받은 것으로 간주하므로 재판 진행에 문제 될 게 없다”고 했다.
고순례 변호사는 “A씨는 대법원이 있는 지역인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소장을 접수하고 외국 공시송달신청도 한 뒤에, 법원에서 이것저것 보정명령이 나온다면 그에 따라 대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