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치료는 내가 결정한다" "아니, 응급실에선 안 돼" 대법원 판결 나왔다
"내 치료는 내가 결정한다" "아니, 응급실에선 안 돼" 대법원 판결 나왔다
술 취해 진료 거부하며 난동 부린 40대⋯'응급의료행위 방해'로 벌금형
"환자 본인은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 있다" 주장했지만⋯
대법원 "본인에 대한 응급의료 방해해도 처벌 대상"⋯벌금 500만원 확정

자기를 치료하려는 응급실 의료진의 진료를 거부하고 난동을 부린 사람에게도 응급의료행위 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셔터스톡⋅편집=이지현 디자이너
자기를 치료하려는 응급실 의료진의 진료를 거부하고 난동을 부린 사람에게도 응급의료행위 방해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진료를 받는 응급환자 '본인' 역시 응급의료행위 방해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42)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018년 10월 오전 6시쯤 경기도 안산시의 한 병원 응급실에 술에 취한 상태로 방문했다. 그를 진료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다가오자, 최씨는 욕을 하고 손으로 밀치는 등 1시간가량 소란을 피웠다.
검찰은 최씨를 응급의료행위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우리 응급의료법(제12조)은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재판의 쟁점은 '응급환자 본인에게 응급의료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이 있느냐'로 좁혀졌다. 최씨 측은 "(진료를 거부할) 자기결정권이 있다"는 전제 위에서 "그렇기 때문에 환자 본인은 자신에 대한 응급의료행위 방해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2심) 재판부는 "환자 본인에게 응급의료행위를 거부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생명권 등의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자기결정권이 일부 제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행위 방해의 주체를 '누구든지'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응급환자 본인이 제외된다고 해석할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를 종합하면 응급환자 본인도 자신에 대한 응급의료행위 방해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이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대법원 재판부도 "응급환자가 자신에 대한 응급의료행위를 방해하는 경우에도 응급의료법 위반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에서 원심(2심)을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