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대표 갑자기 사망… 2천만원 떼일 판에 변호사들 “이것부터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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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대표 갑자기 사망… 2천만원 떼일 판에 변호사들 “이것부터 하라”

2025. 12. 18 13: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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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증명은 시간 낭비? 변호사들이 '골든타임'에 가압류부터 외친 이유

거래처 대표 사망으로 미수금 발생 시, 내용증명보다 법인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속히 진행해 채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소규모 법인 미수금 회수, 내용증명보다 '가압류'가 우선… 대표 아내에게 책임 묻기는 원칙적 불가


어제까지 함께 일했던 거래처 대표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황망함도 잠시, 정신을 차려보니 받지 못한 물품 대금 2,000만 원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당장이라도 회사가 문을 닫을 것 같은 불안감 속에서, 과연 이 돈을 받을 방법은 있는 걸까? 변호사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신속한 법적 조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골든타임 놓칠라"… 변호사들, '가압류'부터 서둘러라 한목소리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회사의 존속 자체를 불투명하게 만든다. 특히 소규모 법인이라면 남은 직원들이 흩어지거나, 다른 채권자들이 먼저 회사 자산을 가져갈 위험이 크다. 법률 전문가들이 만장일치로 '가압류'를 최우선 조치로 꼽는 이유다.


김전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현 상황에서 가장 추천드리는 것은 바로 가압류 진행"이라며 "법인 대표가 사망했기 때문에 기존 인원들이 바로 미수금을 갚으려고 할 것 같지 않다"고 현실을 짚었다. 배소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정로) 역시 "다른 채권자들도 집행 절차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선적으로 통장 가압류 등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가압류란 소송을 통해 판결을 받기 전까지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법원의 결정으로 임시 동결하는 조치다. 법인의 예금 통장, 부동산, 사무실 보증금 등을 묶어두면, 채권자는 길고 지루한 소송 기간 동안 자신의 몫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다.


"내용증명 보내다 시간만 허비"… 실효성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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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법적 조치에 앞서 '내용증명' 발송을 먼저 고려하기도 한다. 내용증명은 '언제, 누가, 누구에게, 어떤 내용의 문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해주는 제도로,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처럼 대표가 사망하고 내부 상황이 어지러운 경우, 내용증명은 시간 낭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창민 변호사(법무법인 웨이브)는 "내용증명 보내고 뭐고 하다 보면 시간만 허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잘라 말했다. 내용증명 자체가 법적인 강제력을 갖는 것이 아니어서, 상대방이 무시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왕진 변호사(법무법인 정동)도 "내용증명만으로 어떠한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인 실무진 측에서 지급 의향이 있다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기는 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결국 상대방의 자발적 변제 의사가 없다면, 가압류라는 강력한 카드를 먼저 꺼내 드는 것이 현명한 전략인 셈이다.


"법인과 대표는 남남"… 사망한 대표 아내에게 청구? '불가능'


채권자가 가장 쉽게 떠올리는 생각은 '사망한 대표의 유족에게라도 돈을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적으로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은 대표이사 개인과는 완전히 별개의 인격체(법인격)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대환)는 "법인이 계약 상대방이므로 법인 대표의 배우자는 당사자가 될 수 없고, 애초에 법인 대표 개인도 계약당사자가 아니어서 채무변제 책임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즉, 채무자는 어디까지나 '법인'이지, '사망한 대표'나 '그의 아내'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사망한 대표가 생전에 법인 채무에 대해 개인 자격으로 '연대보증'을 섰다면, 그 보증 채무는 상속인인 아내에게 넘어간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유족에게 법인의 빚을 추궁할 법적 근거는 없다.


폐업 막을 순 없지만… '청산 절차' 참여로 최후의 기회


채권자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법인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고 사라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채권자가 법인의 폐업을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폐업이 곧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인이 문을 닫더라도 '청산 절차'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는 회사의 남은 재산을 모두 정리해 채권자들에게 나눠주고 법인격을 소멸시키는 절차다.


채권자는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채권을 신고하고, 남은 재산에서 일부라도 변제(배당)받을 기회를 잡아야 한다. 이때 법원에 자신의 채권을 반드시 서면으로 신고해야만 배당 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거래처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한 판단과 행동이 채권 회수의 성패를 가른다. 변호사들은 우왕좌왕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즉시 법인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해 채권을 확보하고, 이후 본안 소송이나 지급명령 신청 등 다음 단계를 차분히 밟아나갈 것을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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