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죽도록 맞고 겨우 반격했을 뿐인데… 경찰은 나도 ‘폭행 가해자’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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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죽도록 맞고 겨우 반격했을 뿐인데… 경찰은 나도 ‘폭행 가해자’라 했다

2025. 07. 26 11:1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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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게 씌워진 ‘존속폭행’의 굴레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버지의 지옥 같은 폭력에서 벗어나려 했을 뿐인데, 자신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찰의 통보. 아버지의 일방적인 폭행에 맞서다 '쌍방폭행' 혐의를 받게 된 A씨의 억울함은 법이 누구를 보호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그날, A씨의 집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아버지의 주먹이 얼굴과 머리로 10차례 넘게 날아들었고, 숨이 끊어질 듯 목을 졸랐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A씨는 쌓였던 울분을 터뜨리며 아버지의 머리를 때렸다. 싸움을 말리던 어머니마저 폭행 대상이 되자, A씨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예상치 못한 현실이었다. 경찰은 A씨의 행위 역시 폭행이라며 '쌍방폭행'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렸다. 아버지를 처벌해달라는 외침은 순식간에 자신을 향한 칼날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왜 살기 위한 반격이 '쌍방폭행'이 됐나?

법적으로 폭행은 상대방의 신체에 대한 모든 종류의 물리력 행사를 뜻한다. 이 때문에 상대가 먼저 공격했더라도, 이에 맞서 상대를 때리는 행위 역시 폭행죄에 해당할 수 있다.


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 김대희 변호사는 "A씨가 아버지의 머리를 때렸다면 이는 폭행에 해당하고, 그렇다면 의뢰인과 아버지의 행위는 쌍방폭행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에서는 방어 행위가 소극적 저항을 넘어설 경우 쌍방폭행으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단순히 서로 때렸다고 자동으로 쌍방폭행이 되는 것은 아니며, 선제공격과 반격의 정당성을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합의하면 끝? 더 무거운 '존속폭행'의 덫

그렇다면 아버지와 합의하면 사건은 해결될까? 일반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기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하지만 A씨의 사건은 여기서 더 복잡해진다.


A씨의 행위는 일반 폭행이 아닌 '존속폭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자신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폭행하는 존속폭행죄는 일반 폭행죄(2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 벌금)보다 형량이 무거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가해자인 아버지보다 피해자인 A씨가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벌금형이라도 유죄 판결이므로 전과기록은 평생 남는다"며 "향후 생활에 불이익이 없도록 신속하고 전문적인 변호사의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유일한 탈출구 '정당방위', 어떻게 인정받나

결국 A씨가 억울한 처벌을 피할 유일한 길은 자신의 행위가 '정당방위'였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오지영 변호사는 "아버지가 먼저 10회 이상 때리고 목을 조른 후 A씨가 반격한 상황이라면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아버지의 압도적인 폭력에 맞선 소극적 저항이었음을 법적으로 주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가정폭력 사건은 합의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가 개입하는 '가정보호사건'으로 전환될 수 있어 섣부른 합의는 금물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가족 간 사안이므로 합의되어도 바로 종결되지 않고 가정보호사건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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