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보장" 리딩방의 배신, 알고 보니 텅 빈 가짜계좌
"수익 보장" 리딩방의 배신, 알고 보니 텅 빈 가짜계좌
대여계좌 썼다가 사기 피해자에서 '공범' 될 수도…전문가들 "즉시 고소"

텔레그램 리딩방은 '가상체결'로 투자금을 편취하는 사기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텔레그램 리딩방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거액을 송금한 투자자. 초기 수익에 안심했지만, 알고 보니 실제 거래는 없었고 사기 조직이 조작한 '가상 체결'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범죄에 사용된 '대여계좌' 사용 자체가 불법이라 자칫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며, 텔레그램 대화 등 증거를 확보해 즉시 형사 고소에 나서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경고했다.
"수익률 대박"의 유혹...실체는 '가상체결' 사기
평범한 개인 투자자 A씨는 어느 날 텔레그램 링크를 통해 '지수거래 리딩방'에 발을 들였다. 고액의 증거금이 필요하다는 말에 운영 업체가 빌려준다는 계좌와 프로그램을 의심 없이 사용했다.
처음에는 소소하게 수익을 보며 신뢰가 쌓였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이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를 만회하려 여러 차례 돈을 보냈지만 결국 남은 것은 텅 빈 계좌뿐이었다.
A씨는 "대여계좌 자체가 불법인 것을 몰랐고, 그것을 모른채로 대표가 잃게 유도하는 가상체결로 큰 돈을 잃어 다시 돌려받고 싶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가 참여한 거래는 실제 시장이 아닌, 사기 조직이 정교하게 조작한 가상 프로그램이었던 것이다.
전문가 진단 "전형적 투자사기...대여계좌·가상체결이 핵심"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대여계좌'와 '가상체결'을 이용한 전형적인 투자 사기라고 입을 모은다. 김경태 변호사는 "특히 가상체결을 통해 의도적으로 손실을 유도한 것이 확인된다면, 이는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사기 수법의 핵심을 짚었다. 그는 "'가상체결'은 실제 시장과 연결되지 않고,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거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사기의 전형적인 형태로, 실제로는 돈이 시장에 투자되지 않고 사기범이 조작한 플랫폼에서만 움직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즉, 투자금은 처음부터 실제 투자처로 향한 적 없이 고스란히 사기 조직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피해자인데 처벌까지? '대여계좌' 사용의 딜레마
더 큰 문제는 피해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변호사는 "대여계좌(타인의 명의를 빌려 거래하는 계좌)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명백히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대가를 받고 계좌 등 접근매체를 빌려주거나 빌리는 행위 모두를 처벌 대상으로 삼는다. 범죄에 이용될 줄 몰랐다고 해도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불법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해당 행위를 했다면, 의도적 불법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선의'를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할 몫이다.
사기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자칫 대여계좌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것이다.
돈 돌려받으려면? "증거 확보 후 즉시 형사고소"
피해 회복을 위한 유일한 길은 신속한 법적 대응뿐이다. 서동민 변호사는 "이는 최근 유행하는 인터넷을 통한 사기이며 이 경우 가해자 등을 사기 등으로 형사고소함과 동시에 입금받은 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 부당이득 내지 손배청구로 피해액을 반환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소를 위해서는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주락 변호사는 상대와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역, 프로그램 이용 당시 화면, 계좌 이체 내역 등을 바탕으로 범죄 혐의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특히 가상체결 등 사기 수법이 확인된다면 검찰에서 기소 전 몰수보전 신청을 통해 피해금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더 이상의 추가 송금은 절대 금하고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