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7억 약속 지키세요" 아버지 건물에 압류 딱지 붙나
"13년 전 7억 약속 지키세요" 아버지 건물에 압류 딱지 붙나
이혼 재산분할 약속, 공증까지 했는데… 법적 효력은?

13년 전 부모의 이혼 당시 아버지가 7억 원을 주기로 공증까지 했으나 약속을 어기자, 아들이 법적 대응을 문의했다. / AI 생성 이미지
33세 아들, “20살 때 이혼하며 30살에 7억 주기로 한 약속 지키세요”라며 아버지 상대로 법적 절차를 문의했다.
아버지는 “줄 만큼 줬다”며 버티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공정증서 종류가 핵심이며, 아버지 명의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도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13년 전 공증 약속, "줄 만큼 줬다"는 아버지
“제가 20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면서 아버지가 저에게 10년 후 7억을 주기로 했습니다. 어머니가 공증까지 작성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33세 남성 A씨의 목소리에는 10년 넘게 기다려 온 희망이 무너진 허탈함이 묻어났다.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의 일환으로 약속된 돈이었다. 하지만 A씨가 30세가 되던 해, 아버지는 아무런 준비도 해 놓지 않았다.
이후 3년간 A씨가 수없이 대화를 시도한 끝에 약 3억 원을 받았지만, 아버지는 “어차피 나중에 줄 거다”, “이미 받을 만큼 받았다”는 등 핑계를 대며 더는 지급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A씨는 “아버지와 아들 관계이지만 약간은 법적인 압박도 필요하다”며 변호사들의 문을 두드렸다.
"소송 없이 바로 경매 가능?"…공증 서류가 관건
변호사들은 A씨의 사연에 한목소리로 '공증 문서'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공정증서가 실제 존재하고 지급기한이 도래했음에도 미지급 상태라면, 나머지 금액에 대한 청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공증의 법적 성격에 따라 절차가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공증 문서에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문구가 포함된 '집행력 있는 공증서'인지 여부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만약 강제집행 인낙 문구가 포함된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라면, 별도 소송 없이 곧바로 아버지 명의 건물에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어 절차가 훨씬 빠르다”고 강조했다.
반면, 단순 합의서 형태의 공증이라면 지급청구 소송을 통해 판결문을 받아야만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현금 없어도 건물 있다면…'가압류'와 '강제경매'
A씨의 아버지가 “당장 현금이 없다”고 버티는 상황에서도 해법은 있다. 아버지 명의로 된 지방 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 한솔 변호사는 “채무자 명의의 부동산이 있다면 판결 확정 후 강제경매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아버지가 건물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 버릴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솔 변호사는 “소송 제기와 동시에 부동산 가압류 신청을 통해 처분을 막아두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압류(소송 전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임시로 묶어두는 조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즉, 법적 절차를 통해 건물을 강제로 매각하고 그 대금에서 A씨가 받아야 할 돈을 챙길 수 있다는 의미다.
'재산분할'인가 '증여'인가, 피할 수 없는 세금 문제
A씨가 남은 돈을 모두 받더라도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바로 '증여세' 문제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부모님의 재산분할금을 자녀가 대신 받는 형태이므로, 실질적인 증여로 간주되어 증여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상 성인 자녀는 10년간 부모로부터 5천만 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지만, A씨의 경우 총액이 이를 훨씬 초과한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 역시 “원래 이혼 재산분할 약정에 따른 지급인지,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증여인지에 따라 세법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세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결국 A씨는 아버지와의 채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세금 문제에 대한 대비도 함께 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