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벌이에 뺑소니 수습까지 해줬더니⋯가출한 남편의 재산 분할 요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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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 벌이에 뺑소니 수습까지 해줬더니⋯가출한 남편의 재산 분할 요구, 가능할까

2025. 12. 18 10:1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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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그만두고 술만 마시다 사고 낸 남편

아내에게 이혼 소송과 재산 절반 요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네가 통제하고 가스라이팅 해서 숨이 막혀." 남편은 이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다. 결혼 5년 차, 대기업에 다니며 홀로 가계를 책임져온 아내 A씨에게 돌아온 것은 이혼 소송장이었다. 심지어 남편은 A씨가 피땀 흘려 번 재산의 절반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법은 이 황당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까.


공무원 사표 던지고 술과 뺑소니⋯ 파탄 책임은 누구에게?

사건의 발단은 결혼 3개월 만에 찾아왔다. 안정적인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상의도 없이 사표를 냈다. 작가가 되겠다는 꿈 때문이었다. A씨는 남편을 믿고 응원했지만, 남편은 글 대신 술을 선택했다. 독박 벌이와 산더미 같은 집안일은 모두 A씨의 몫이었다.


비극은 남편의 '음주 뺑소니' 사고로 정점을 찍었다. 구치소에 갇힌 남편을 위해 A씨는 피해자를 찾아가 무릎을 꿇었고, 거액의 합의금을 물어 남편을 빼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남편의 일방적인 가출과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비수 같은 말이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선아 변호사는 1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 "단순한 감정적 언쟁이나 일시적인 말다툼만으로는 이혼 사유인 부당한 대우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남편의 가사 방임과 음주, 범죄 발생이라는 맥락에서 나온 아내의 발언은 혼인 파탄의 주된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남편이 제기한 이혼 소송은 유책주의에 따라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내 재산 절반 내놔"라는 남편⋯ 법원 "기여도 따져봐야"

그렇다면 재산 분할은 어떨까. 남편의 주장대로 A씨 재산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을까.


박선아 변호사는 "재산 분할 청구 자체는 인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비율 산정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혼인 기간 중 형성된 재산은 원칙적으로 부부 공동재산으로 보지만, 법원은 분할 비율을 정할 때 기여도를 꼼꼼히 따지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혼인 기간이 5년으로 비교적 짧고, 남편의 무단 퇴사와 장기간 무직, 가사 방임, 범죄 행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 등을 고려할 때 아내의 기여도가 훨씬 높게 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A씨가 남편을 구하기 위해 지출한 거액의 합의금에 대해서는 "전액을 돌려받기는 힘들지만, 이를 통해 남편의 재산 기여도를 더욱 감액하는 사유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혼인 무효나 취소는 어려워

안정적인 공무원인 줄 알고 결혼했는데 3개월 만에 퇴사했다면 '결혼 사기'로 볼 수는 없을까. A씨는 혼인 자체를 없던 일로 돌리고 싶지만 법의 문턱은 높다.


박선아 변호사는 "혼인 무효는 근친혼처럼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인정된다"며 "단순히 '안정적인 직업을 유지할 줄 알았는데 퇴사했다'는 사정만으로는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법적으로 사기가 아닌 변심의 영역으로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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