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협박, 그만하세요… 장난으로 시작해 실형으로 끝납니다
폭탄 협박, 그만하세요… 장난으로 시작해 실형으로 끝납니다
실제 판결 살펴보니

11일 광주 서구 한 백화점에서 경찰특공대 탐지견이 폭발물을 탐색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이 ‘허위 폭탄 협박’ 몸살을 앓고 있다. 공항과 기차역, 관공서는 물론 이제는 학교와 콘서트장까지, 장난처럼 던진 한마디에 수백 수천 명이 대피하고 경찰 특공대가 출동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설마 진짜 감옥 가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범죄를 저지른 이들, 과연 법정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았을까. 최근 5년간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장난’의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참혹했다.
‘업무방해’와 ‘협박’, 죗값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허위 폭탄 협박은 단순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협박죄’에서 그치지 않는다. 협박 전화 한 통에 해당 기관의 업무는 즉시 마비된다. 항공기 운항은 지연되고, 쇼핑몰 영업이 중단되며, 학교 수업 또한 멈춰 선다.
이 과정에서 동원되는 경찰, 소방 등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이 때문에 법원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또는 ‘업무방해죄’로 매우 무겁게 다룬다. 이 혐의가 추가되는 순간, 처벌 수위는 5년 이하의 징역으로 훌쩍 뛴다.
벌금의 경우 업무방해죄는 1,500만 원 이하, 공무집행방해죄는 1,000만 원 이하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 판결은 어땠을까
“초범이니 집행유예로 풀려나겠지”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물론 비교적 피해 규모가 작은 단순 협박 사건의 초범은 징역 6개월에서 1년 6개월에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향이 있었다. 법원이 재기의 기회를 준 셈이다.
예를 들어, 개인적인 불만으로 특정 회사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협박해 업무를 잠시 중단시킨 경우, 법원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대상이 공항이나 기차역처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일 경우, 법원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인천국제공항에 폭탄 설치 협박 메일을 보내 항공기 지연 등 대규모 혼란을 야기한 범인에게 법원은 초범임에도 불구하고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사회적 파장이 큰 범죄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청소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19세 미만 청소년은 소년법에 따라 형이 감경될 수 있지만, 사안이 중대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대형마트에 폭탄 협박을 한 18세 고등학생은 소년법 감경이 적용되었음에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전과 기록’을 남기게 됐다.
결국 형량을 결정하는 것은 범행 무게와 반성 깊이다. 재판부는 ▲범행 후 자수했는지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등을 중요한 감경 요소로 고려한다.
반면, ▲범행이 치밀하고 계획적이었거나 ▲금품을 요구하는 등 다른 목적이 있었던 경우 ▲실제 발생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혼란이 클수록 형량은 무거워진다.
허위 폭탄 협박은 더 이상 봐줄 일이 아니다. 한순간의 어리석은 선택이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파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