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맡아달라더니 '잠적'…아이들 대신 키운 할머니도 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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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맡아달라더니 '잠적'…아이들 대신 키운 할머니도 양육비 청구할 수 있을까?

2021. 10. 26 13:31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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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자녀 양육해야 할 부모가 책임 저버렸다면?

아이 도맡아 키운 조부모도 양육비 청구할 수 있다

"며칠만 봐 달라"라며 아이들을 맡긴 뒤 종적을 감춘 사위. 그 뒤로 10년간 아이들을 키운 건 외할머니 A씨였다. 그런데 얼마 전 사위의 행적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를 번듯하게 키운 건, 다름 아닌 외할머니 A씨였다. 10년 전, 사위 B씨는 아내와 사별한 뒤 A씨를 찾아왔다. 지방으로 급히 출장을 가게 됐으니 며칠만 아이들을 맡아달라는 부탁과 함께였다.


A씨는 아내 없이 홀로 어린 두 자녀를 키우게 된 사위가 안쓰러워 흔쾌히 그 부탁을 들어줬다. 그런데 "며칠이면 된다"던 사위 B씨는 그대로 종적을 감췄다. 그렇게 손자와 손녀는 오롯이 A씨의 몫이 됐다.


그러다 최근 사위 B씨의 행적에 대해 듣게 된 A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알고 보니 B씨는 이미 수년 전 다른 사람과 결혼한 상태였던 것. 그간 사업이 잘 풀려 살림도 넉넉했지만,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아이들을 찾아오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A씨는 깊은 배신감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자기 자식들을 나 몰라라 한 사위에게 아이들을 돌려보낼 순 없었다. 다만, B씨에게 아버지로서 최소한의 책임만큼은 지게 하고 싶었다. 외할머니인 A씨가 사위 B씨를 상대로 아이들에 대한 양육비를 청구할 수는 없을까?


실질적으로 자녀 양육하고 있다면, 양육비 청구 권리 있다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외할머니 A씨도 양육비 청구 권한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양육비 청구 자격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제2조 제5호)"면서 "양육자로 지정된 부모뿐 아니라, 법정대리인 등 실질적으로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양육비 채권자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5월, 대법원에선 이러한 설명을 뒷받침하는 첫 판결을 내놓기도 했다. 손주를 기르던 외할아버지가 사위를 상대로 낸 양육비심판청구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외할아버지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대법원은 "미성년 자녀가 부모의 혼인공동생활 가운데 성장할 수 없는 경우, 자녀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적시에 양육비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친권자인 부모를 대신해,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후견인(외할아버지)에게도 양육비 청구 권한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친권과 양육권을 가진 B씨가 자신의 두 아이를 할머니인 A씨에게 임의로 떠넘긴 상황으로 보인다"며 "A씨가 B씨를 상대로 과거 10년간의 양육비는 물론, 장래 발생할 양육비에 대한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육비는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고 양육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말한다. 할머니 A씨는 아이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는, 아버지인 B씨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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