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빙자한 투자금 편취, '사기죄' 성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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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 빙자한 투자금 편취, '사기죄' 성립할까

2025. 09. 11 17: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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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계약 전 채무 숨겼다면 명백한 기망...민·형사 동시 대응으로 투자금 회수해야"

A씨가 지인으로부터 솔깃한 동업 제안을 받았는데, 나중에 보니 투자금 편취를 노린 사기였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내 투자금으로 자기 빚 갚아"...지분 20% 약속 믿었다가 전 재산 날릴 뻔한 A씨의 절규


"계약서에 도장 찍는 날, 동업자가 '당신 투자금으로 내 밀린 월세부터 해결하자'고 했습니다."

지분 20%와 수익 배당을 약속받고 전 재산을 투자한 A씨가 동업자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A씨는 오랜 지인 B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함께 가게를 운영해보자는 동업 제안이었다. B씨는 A씨에게 지분 20%를 주고 매장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을 배당 형태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가게 운영에 필요한 실질 투자금은 모두 A씨가 부담하고, B씨는 사업자 명의와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조건이었다. A씨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B씨를 믿고 거액의 투자금을 건넸다.


하지만 달콤한 꿈은 계약 당일 산산조각 났다. B씨는 계약서 작성을 앞두고서야 “사실 가게 월세와 전기세가 수개월 치 밀려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A씨의 투자금에서 이 체납 비용을 먼저 해결하자”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A씨는 그제야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확인 결과 사업자등록은 B씨 단독 명의였고, A씨는 동업자가 아닌 일개 ‘직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이게 동업? 내 돈으로 네 빚 갚자니"…달콤한 제안의 배신


A씨의 사례는 단순한 동업 분쟁을 넘어 ‘투자 사기’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인다. 법률 전문가들은 B씨가 처음부터 A씨의 투자금을 가로챌 목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B씨는 자신의 자본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채 A씨의 돈으로 자신의 기존 채무를 해결하고 사업체를 운영하려 한 정황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B씨가 허위 임금 수령 확인서나 내용이 비어있는 미지정 계약서 작성을 시도하는 등 추가적인 사기 정황까지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A씨를 법적으로 완벽히 ‘직원’으로 묶어두고, 투자 사실 자체를 부인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직원'으로 등록된 투자자, 법은 누구 편일까?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상대방은 처음부터 투자원금 및 수익을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도 상담자분을 속여 투자하게 만든 것으로 보여져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동업이라는 외형을 갖췄을 뿐, 실질은 투자금을 편취하기 위한 기망행위(상대방을 속이는 행위)라는 것이다.


법원은 동업 계약에서 당사자 간의 신뢰관계를 매우 중시한다. 특히 계약 체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 즉 가게의 채무 상태 등을 고의로 숨긴 행위는 사기죄의 핵심 구성요건인 ‘기망행위’로 인정될 강력한 근거가 된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유선종 변호사 역시 “월세·전기세 체납, 사업비 전가 등 불이익을 입증하고 재산·회계자료를 확보하면 고의적 기망 행위가 인정돼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투자금 되찾을 '골든타임', 변호사들이 강조한 '이것'은?


전문가들은 A씨가 투자금을 되찾기 위해 ‘민사 소송’과 ‘형사 고소’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형사 고소는 B씨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신속히 피해를 회복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동시에 법원에는 B씨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 투자금 반환을 법적으로 명령받아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필수 조치’가 있다. 바로 ‘가압류’ 신청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상대방이 재산을 미리 빼돌리면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며 “소송 제기와 동시에 상대방의 부동산, 예금 등에 대해 가압류(재산을 임시로 동결하는 조치)를 신청해 재산을 묶어두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A씨가 승소하기 위해서는 동업을 제안받을 당시의 대화 내용, 투자금 이체 내역, B씨가 체납 사실을 숨겼다는 증거, 허위 서류 작성을 요구한 정황 등 모든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장밋빛 동업의 꿈은 악몽이 됐지만, 법의 문을 두드린 A씨가 자신의 소중한 재산을 되찾고 정의를 세울 수 있을지 법적 절차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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