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깨끗하죠?" 믿었는데…문 열자 폐허, 처참한 배신
"집 깨끗하죠?" 믿었는데…문 열자 폐허, 처참한 배신
외국인 기숙사로 쓰겠다더니…법조계 "원상회복의무 명백한 위반"

외국인 기숙사로 사용된 아파트가 심하게 훼손되어 집주인이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3년 전 정성껏 수리해 세를 놓은 아파트가 폐허로 돌아왔다. "집 상태 깨끗하죠?"라는 집주인의 물음에 "네네"라고 답했던 세입자의 말을 믿었던 대가였다.
흙물로 얼룩진 벽지, 부서진 문고리, 오물로 뒤덮인 화장실까지. 법조계는 통상적인 손상을 훨씬 넘어선 명백한 훼손이라며, 손해배상을 받기 위한 '결정적 증거' 확보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네네, 깨끗해요" 그 말을 믿었다가 마주한 지옥도
충남 서산에 소형 아파트를 가진 임대인 A씨는 2022년 2월, 큰돈을 들여 집을 수리한 뒤 세를 놓았다. 첫 임차인은 집을 깨끗하게 사용하고 나갔지만, 문제는 2025년 7월 외국인 기숙사 용도로 계약한 두 번째 임차인이었다.
계약 만료를 앞둔 2025년 11월, A씨가 전화로 집 상태를 묻자 임차인은 잠시 머뭇거리다 "네네"라며 깨끗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며칠 뒤, 집 상태를 확인하러 간 A씨는 눈앞의 광경에 경악했다.
깨끗했던 쇼파는 세탁실에 처박혀 있었고, 벽지는 흙손으로 만진 듯 시커멓게 더러웠다. 방문과 욕실 문고리는 청테이프로 칭칭 감겨 고장 나 있었고, 스위치에는 정체불명의 물감이 묻어 있었다. 화장실 바닥은 소변으로 누렇게 변색돼 악취를 풍기는 등 집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법조계 "일상적 마모 아니다, 명백한 훼손 책임져야"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연이 임차인이 책임지지 않는 '통상적인 마모' 수준을 명백히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임차인은 계약이 끝나면 집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아야 할 '원상회복의무'를 지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도모의 고준용 변호사는 "A씨께서 겪고 계신 상황은 임차인의 원상회복의무 위반이 명백한 사안입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 역시 "이 사안의 경우 문고리를 테이프로 붙여 고장 낸 점, 벽지와 스위치에 물감이 묻은 점, 화장실 바닥이 누렇게 변색된 점 등은 정상적인 사용 범위를 명백히 벗어난 훼손입니다"라며, "특히 기숙사로 사용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 정도 파손은 임차인의 관리 소홀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승패 가를 '결정적 증거', 무엇을 어떻게 남겨야 하나
변호사들은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선 임대인이 '훼손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올법률사무소 강원모 변호사는 "본 사안은 임차인의 손상이 통상적인 마모(통상의 손모)를 넘어서는지를 임대인이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며, 손해배상 청구가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2차 임차인 입주 당시의 상태 자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 임차인이 깨끗하게 쓰고 나갔다고 하셨지만, 그때 사진이 없으면 상대가 “원래 그랬다”라고 다툴 수 있어요"라며 허점을 짚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구체적인 증거 확보 방안으로 "현장 사진과 영상은 퇴거 직후 날짜가 드러나게 촬영하고, 수리 전후 사진과 대비표를 만들고, 항목별 복수 업체 견적서와 영수증을 확보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내용증명부터 소송까지…손해배상 '3단계 전략'
증거가 확보됐다면 체계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내용증명'을 통해 임차인에게 원상회복을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을 권했다.
고준용 변호사는 "현재 시점에서 정확한 손해액 산정을 위한 전문 업체 견적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임차인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원상회복 요구 또는 손해배상 청구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라고 절차를 안내했다.
만약 임차인이 이에 불응하면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한병철 변호사는 "임차인에게 내용증명으로 원상회복 또는 비용 지급을 최고한 뒤, 보증금이 있으면 민사소송에서 상계 또는 공제 주장을 준비하고, 부족분은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방식이 실무적으로 안정적입니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YH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임차인의 의무 위반이 중대한 경우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라며 계약 해지라는 강경 대응 가능성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