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 소송, '강제집행' 안전장치 마련 위해 중단 없이 계속해야
양육비 미지급 소송, '강제집행' 안전장치 마련 위해 중단 없이 계속해야
양육비 일부 지급 시작한 전 배우자
900만원 미지급금 소송 가능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천만 원 넘게 밀린 양육비인데, 이제 와서 매달 한 달 치씩만 보내오네요. 이 소송, 정말 의미가 없는 걸까요?”
수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던 전 배우자가 최근 돈을 보내오기 시작하자, 남은 거액의 미지급금을 두고 소송의 실효성을 고민하는 한 부모의 사연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현재의 일부 지급과 과거의 미지급금은 별개”라며 “안정적인 양육비 확보를 위해 소송은 무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빚이 천만 원인데… 이제 와서 한 달 치씩?”
수년간 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받지 못한 A씨. 밀린 양육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1000만 원에 달했다. 더는 견딜 수 없었던 A씨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의 문을 두드렸고, 기관을 통해 전 배우자에게 양육비 청구서가 전달됐다.
압박을 느낀 탓일까. 청구서를 받은 전 배우자는 태도를 바꿔 매달 한 달 치의 양육비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A씨의 막막함은 가시지 않았다. 두 달 치가 입금돼 미지급금 총액이 900만 원으로 줄었지만, 이 속도라면 남은 돈을 언제 다 받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A씨는 결국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소송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최근 또 한 달 치 양육비가 입금되자 ‘이러다 소송이 무의미해지는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매달 입금하면 과거 빚은 사라지나?”
전문가들의 답변은 단호했다. ‘아니오’다. 이번 달 양육비가 입금됐다고 해서 과거의 빚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지금 상대방이 매달 조금씩 지급한다고 해서 과거 미지급분 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미 발생한 미지급금 약 900만 원에 대해서는 그대로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양육비 채권은 매달 독립적으로 발생하는 ‘정기금 채권’의 성격을 갖는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이번 달 양육비 지급은 당월 의무이행일 뿐, 과거 미지급분에 대한 채무를 소멸시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즉, 1000만 원의 빚이 있는 상태에서 한 달 치를 갚았다고 해서 남은 900만 원의 빚이 법적으로 문제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소송, 왜 ‘무의미’하지 않은가… ‘강제집행’의 열쇠
그렇다면 소송은 왜 필요한 걸까. 전문가들은 소송을 통해 확보하는 ‘집행권원(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 공문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판결문을 받아둬야 상대가 또다시 지급을 미룰 때 월급이나 재산을 압류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소송을 중단할 필요는 없고, 향후 정기적 지급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한 법적 장치로서도 의미가 크므로 반드시 절차를 이어가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소송은 과거의 돈을 받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의 불안을 차단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특히 판결을 받아두면 ‘양육비 직접지급명령’과 같은 강력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권민경 법률사무소의 권민경 변호사는 “미지급 양육비에 대하여 강제집행도 가능하며 향후 양육비에 대하여 양육비 직접지급명령 신청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대방의 직장에서 월급이 나올 때 아예 양육비를 떼어 A씨에게 바로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로, 가장 확실한 양육비 확보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A씨의 소송은 눈앞의 몇 푼이 아닌,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질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가장 확실한 과정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통장 입금 내역 등 증빙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 법률구조공단 상담에 임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