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한 달 앞두고 '군기교육 15일'…턱걸이 30회에 발목 잡힌 말년 병장
전역 한 달 앞두고 '군기교육 15일'…턱걸이 30회에 발목 잡힌 말년 병장
후임병 가혹행위로 법정 최고 수위 징계…법조계 '항고와 함께 행정소송·집행정지 신청이 유일한 해법'

전역을 한달 앞둔 A병장이 후임에게 턱걸이 30회를 시켰다는 이유로 군 복무기간이 늘어날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역을 코앞에 둔 병장이 후임에게 '턱걸이 30회'를 시켰다는 이유로 군 복무 기간이 늘어날 위기에 처했다.
사회 복귀를 불과 38일 남겨둔 A병장의 시간이 멈춰 섰다. 후임병에게 턱걸이 30회를 강요하고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법이 정한 최고 수위 징계인 '군기교육대 15일' 처분을 받은 것이다. 처분 일수만큼 전역이 늦춰지는 날벼락 같은 소식에 A병장은 과잉 징계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전역 D-38, 멈춰버린 시간…'턱걸이 30회'의 대가
A병장의 전역 시계는 지난 9월 26일 멈췄다. 이날 열린 징계위원회는 그에게 군기교육대 15일행을 통보했다. 군기교육대 처분은 병역법에 따라 복무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그의 전역일은 예정보다 15일 뒤로 밀려나게 된다. 군 경력에 영구적으로 남는 불명예는 덤이다.
A병장은 "징계위원들이 내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않고 피해자 진술에만 맞춰가는 분위기였다"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턱걸이 30회와 심하지 않은 욕설을 이유로 군 생활 마지막에 이런 과도한 처벌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조계 "비례의 원칙 위배 소지…징계가 너무 무겁다"
법률 전문가들은 A병장의 사례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비례의 원칙이란 징계의 목적과 수단이 비위 행위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해서는 안 된다는 법의 대원칙이다.
군법무관 출신 이진훈 변호사는 "턱걸이 30회와 경미한 욕설에 대해 15일의 군기교육대 처분은 과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오 변호사 역시 "군기교육대 15일은 '만창'(기간을 꽉 채운 처분)으로, 징계위가 사안을 매우 중하게 봤다는 의미"라면서도 "전역 지연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고려하면 불복 절차를 통해 다퉈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골든타임은 30일, '항고'만으론 전역 못 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해법은 '속도전'이다. 징계 처분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상급 부대에 항고를 제기하는 것이 첫걸음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방부 검찰단 출신 이진채 변호사는 "징계 항고만 하는 것은 집행정지 효력이 없어 소용없다"고 잘라 말했다. 항고 심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군기교육대 입소는 강행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핵심은 민간 법원의 구제 절차를 동시에 밟는 것이다. 관할 행정법원에 '징계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반드시 함께 내야 한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 A병장은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정된 날짜에 전역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절차적 허점, '진술 기회' 박탈이 뒤집을 카드
A병장이 주장하는 '일방적인 징계위 분위기' 역시 중요한 법적 쟁점이다. 군인사법은 징계 대상자에게 서면 또는 구술로 '충분한 진술 기회'를 주도록 명시하고 있다. 만약 이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면 징계 사유의 타당성과 무관하게 징계 자체가 무효라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다(대법원 2010다100919 판결).
결국 A병장의 사례는 군 기강 확립이라는 공익과 장병 개인의 방어권 보장이라는 기본권이 충돌하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시간이 촉박하고 법리적으로 복잡한 만큼 신속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군의 징계 재량권 남용을 막고 장병의 권리를 구제할 수 있을지,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