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지키려다 스토킹범 된 엄마…법조계 "역고소가 답"
아이 지키려다 스토킹범 된 엄마…법조계 "역고소가 답"
전 남친 아동학대에 항의하니 되레 '접근금지' 철퇴

헤어진 남자친구가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것을 경고한 여성이 오히려 스토킹 가해자로 몰려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헤어진 남자친구가 아이들에게 '아빠'라 부르게 한 뒤 욕설을 퍼붓는 등 정서적 학대를 일삼자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가 되레 스토킹 가해자로 몰린 엄마의 사연.
법조계는 접근금지 조치에 억울함만 호소할 게 아니라, 상대의 스토킹·아동학대 증거를 모아 역고소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빠라 부르게 한 뒤 욕설"…아이들 향한 잔인한 게임
한 여성이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자신과 아이들이 겪는 끔찍한 괴롭힘을 토로하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여성에 따르면 전 남자친구 A씨는 이별 후에도 이들 가족의 삶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그는 불쑥 아이들 앞에 나타나 "미안하다"며 사과한 뒤 '아빠'라고 부르게 하고는, 다시 떠날 때는 욕설을 퍼붓는 비정한 행동을 반복했다. 아이들이 한때 '아빠'라 부르던 존재의 예측 불가능한 폭언과 배신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그의 행태는 상식을 벗어났다. A씨는 예고 없이 집 앞에 나타나 기다리는가 하면, 심지어 '집 비번을 눌러서 들어오려고' 시도하는 등 모자의 사적 영역을 침범하며 공포심을 키웠다.
여성은 “애들은 트라우마로 울면서 지내고 있는데 계속 져주니까 더 괴롭히는 것 같았다”며 당시의 절박했던 심정을 설명했다.
"가만두지 않겠다" 한마디에 돌아온 '스토커' 낙인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여성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경고를 날렸다. “니 회사랑 집에 다 말하겠다, 찾아가겠다, 가만두지 않겠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가해자로 낙인찍힌 냉혹한 현실이었다. A씨는 이 메시지를 증거로 여성을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고, 법원은 여성에게 접근금지 잠정조치를 내렸다.
어떻게 이런 역설적인 상황이 가능했을까? 법률사무소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질문자님이 ‘회사와 집에 찾아가겠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보냈다면 수사기관은 그 부분만 따로 떼어 위협적 반복 연락으로 판단할 수 있어, 접근금지 결정 자체는 법적으로 가능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전체적인 인과관계보다는 신고된 행위 자체의 위협성을 우선 판단해 재발 방지 차원의 임시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법조계 “스토킹·아동학대 역고소로 정면 돌파해야”
그렇다면 억울하게 가해자로 몰린 여성은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통한 정면 돌파를 주문했다. 먼저, 상대방의 행위가 명백한 범죄임을 입증해 '역고소'로 반격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상대방이 먼저 가해 행위를 했더라도 이를 막는 과정에서 과격한 문자를 보내거나 찾아가겠다고 반복해서 고지한 행위가 외관상 스토킹으로 비쳐 법원이 잠정 처벌이나 접근금지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상습적인 주거침입 시도, 아이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와 스토킹 행위가 먼저 있었으므로, 그동안의 카톡 메시지나 블랙박스, 아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상대방을 주거침입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맞고소하여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접근금지 결정의 배경을 이해하되, 그보다 먼저 있었던 상대의 불법 행위를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전문가들은 아이들을 향한 ‘정서적 학대’를 이 사건의 가장 심각한 범죄로 지목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심각한 정도의 정서적 학대행위입니다”라고 단언하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해자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피해아동보호명령’ 신청을 함께 진행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억울함을 감정적으로 호소하기에 앞서, 현재 내려진 접근금지 명령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CCTV 영상, 문자 내역, 아이들의 심리 상담 기록 등 객관적 증거를 모아 체계적으로 반격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