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배신, 내 카톡 대화가 장당 500원에 팔렸다
친구의 배신, 내 카톡 대화가 장당 500원에 팔렸다
켜놓고 나간 PC가 화근…해킹 아니어도 징역 5년 중범죄

친구가 카카오톡 대화와 가족사진을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 판매한 사건이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머리가 너무 아파서 정신병원 예약을 하고 싶은데, 이것도 도움이 되나요?” 친구가 1년치 카카오톡 대화와 가족사진을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서 팔아넘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의 절규 섞인 질문이다.
법조계는 기술적 해킹이 아니더라도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정신과 진료기록이 가해자의 처벌 수위와 배상액을 결정짓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희귀 자료' 1000원…돈벌이 수단 된 사생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피해자 A씨가 컴퓨터를 끄지 않고 외출한 사이, 친구는 잠금 없이 열려 있던 카카오톡을 뒤졌다. A씨와 과거 썸을 타던 여성의 1년치 대화, 심지어 아버지와 나눈 지극히 사적인 대화 내용까지 50여 장을 무단으로 촬영했다.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단체 대화방을 통해 “원하는 사람이 있냐?"며 구매자를 모았고, 촬영한 사진을 장당 500원에 팔아넘겼다. 특히 A씨와 가족이 오붓하게 찍은 사진은 '희귀한 자료'라며 1000원에 판매하기까지 했다. A씨는 현재 입금 기록을 포함한 모든 증거를 확보한 상태다.
"해킹 아니어도 명백한 비밀침해죄"
비밀번호를 뚫는 기술적 해킹이 없었기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중범죄라고 지적했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본 사안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정보통신망상 비밀침해죄가 명백히 성립합니다"라고 단언했다.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해 타인의 비밀을 무단으로 열람하고 유출한 행위 자체가 범죄라는 것이다.
김정묵 변호사(법무법인 창세) 역시 "사진을 1장당 500원, 가족사진을 1,000원에 팔았다면 고의성과 악의성이 매우 큽니다"라고 지적하며, 영리 목적의 판매 행위가 죄질을 매우 불량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타인의 비밀을 침해·누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신과 기록, 처벌 수위 높이는 '결정적 증거'
사건의 충격으로 정신과 진료를 고민하며 던진 A씨의 질문, “이것도 도움이 되나요?”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동규 변호사는 정신과 진단서가 갖는 법적 의미를 설명하며 "이는 형사 재판에서 상대방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양형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이나 합의금 산정 시 손해배상 액수를 증액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훈희 변호사(법무법인 로웰) 역시 정신적 피해 정도가 합의금 산정의 중요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합의금에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김정묵 변호사는 "민형사 취하 조건이라면 최소 수백만 원대부터 검토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망했다.
사생활 침해의 정도, 영리 목적으로 다수에게 유포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사건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배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